(중견조선사 분투기)③케이조선, 중형 탱커 주력 삼아 수익성 '확대'
유암코 300억원 자금 지원…수주 확대 동력
유암코로 경영권 넘어오며 리더십 안정화
중형 탱커선 선도 업체 흑자 전환 성공…수익성 개선 기대
공개 2025-01-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4: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조선산업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은 매년 수주 잔고를 쌓으며 수익성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고공행진 중인 선박 가격도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중견 조선사들은 대형 조선사에 비해 수익성 확대 속도가 더디고 안정적인 매출을 뒷받침할 수주 잔고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는 중국 조선업계의 거센 추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화물선을 중심으로 조선 산업을 성장시키며, 이는 국내 중견 조선사의 주력 선종과 겹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조선사의 시장 확장세는 대형 조선사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있다. <IB토마토>는 한국 중견 조선사의 어려움을 분석하고, 이들의 생존 전략과 한국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때 경영 위기에 빠졌던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이 주력 선박인 중형 탱커선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중국 조선업계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중형 탱커선은 노후 선박 교체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케이조선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동일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2곳이 번갈아가며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잦은 리더십 교체가 있었지만, 최근 두 주주 간 합의로 유암코가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리더십도 구축됐다. 이에 회사 리더십이 안정화되고, 수주 환경도 개선되면서 케이조선의 수익성 개선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케이조선)
 
저가 수주 물량 소진…수익성 개선 옅보여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조선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071억원, 영업이익은 1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5148억원)과 수익성(영업손실 107억원) 측면에서 모두 개선된 모습이다.
 
케이조선은 매년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케이조선은 지난 2021년 영업손실 2001억원을 낸 후 그다음 해인 2022년 2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다시 596억원 영업손실로 전환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 창출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수익성 급변은 과거 수익성이 낮은 선박을 수주한 영향 때문으로 파악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회복 초기 제조 원가는 상승하는데 낮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해 왔던 까닭에 손실이 발생한 바 있었다. 이에 조선업계가 회복에 진입하려면 우선 저가 수주 물량을 털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보통 선박의 건조 기간이 2년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조선의 저가 수주 물량도 상당수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지난해는 수익성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수익성 확대의 원천인 수주 잔고도 지난해 대폭 증가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조선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13억1252만달러로 직전연도 3분기(8억107만달러)보다 63.8% 증가했다. 지난해 수주 증가는 중형 탱커선이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중형 탱커선은 케이조선의 주력 선종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케이조선이 건조한 총 선박(703척) 중 34.4%(242척)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수주 증가에 따른 재무 변화도 관측된다. 케이조선은 수익성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 유동비율은 85.6%를 기록했는데, 직전연도 3분기(83%)에서 소폭 증가한 것이 그쳤다. 차입금 증가로 인해 유동비율 상승이 억제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조선산업의 운영 특성 때문이다. 조선산업은 선박 건조 시 선수금 일부를 받고 선박 인도 시기에 다수의 잔금을 수령한다. 선수금 비중이 낮으므로 선박 건조 자금을 자력으로 마련해 건조에 착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수주가 늘면 차입금도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케이조선의 차입금 증가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자기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해야 하는 산업 특성상 대주주의 자금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케이조선은 최대주주인 케이선샤인홀딩스를 대상으로 영구채 300억원을 발행해 자금을 수혈했다. 케이선샤인홀딩스는 유암코의 특수목적법인으로 향후 케이조선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후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안정적 리더십 확보…수주 확보가 관건
 
지난해 케이조선은 잦은 대표이사 변경이 있었으나, 올해는 안정적인 리더십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조선의 최대주주는 KHI와 유암코(지분율 각각 49.79%)로 이뤄져 있다. 각 주주가 내세운 인물이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잦은 리더십 교체가 있었지만, 지난해 말 KHI가 유암코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합의하면서 유암코 측이 제안한 김찬 대표이사가 재선임된 것이다. 김찬 대표이사는 지난 2023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가 지난해 3월 사임한 바 있다.
 
이에 케이조선은 안정적인 리더십 아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수주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수주 확보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조선업계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중견 조선소들은 주력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에 케이조선은 중국 조선산업의 공세에 친환경 탱커선 등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탱커선은 노후 선박이 많아 교체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조선업계와 차별화를 두기 위한 연구개발비도 대폭 늘었다. 지난 2023년 케이조선의 연구개발비는 3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15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케이조선은 지난 10일 탄소 배출이 없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 개발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중형 탱커선 부문에서 세계 1위인 HD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3분기 4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이 낮은 저가 선박 수주 물량을 털어내고 가격이 높은 선박 수주를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형 탱커선도 선박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수주 확대에 성공한 케이조선도 이를 뒤따를 수 있을 전망이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형 탱커선 등 특정 선종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향후 탱커선 노후선박 교체 수요에 따른 발주 확대가 예상되며, 선박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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