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캐피탈, PF 자산 재확대…기업금융 회복 '시동'
지난해 하반기 다시 시작…부동산금융 잔액 확대
경쟁그룹 대비 PF 포트폴리오 양적·질적 구성 우수
공개 2025-01-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0: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농협캐피탈이 부동산금융 자산 신규 취급을 다시 늘렸다. 그동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기업금융 자산을 축소했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량 물건을 확보하면서 자산 규모를 서서히 회복하려는 모양새다. 농협캐피탈은 부동산 관련 대출의 물적·질적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PF 신규 확대
 
21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농협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금융 잔액이 6255억원이다. 브릿지론을 포함한 부동산 PF 대출 자산이 5845억원, 일반담보대출로 분류된 브릿지론이 410억원이다.
 
바로 전분기 대비 부동산금융 잔액이 447억원 정도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PF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자산 규모가 줄어들고 있었는데, 하반기부터는 다시 증가로 전환했다. 신규 취급을 다시 늘린 결과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전체 영업자산(7조550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에서 8.3%로 상승했다. 자기자본(1조3037억원) 대비 비중은 45.2%에서 48.0%로 올라갔다. 부동산금융에 대한 양적 부담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다만 업계 경쟁사 대비로는 유형별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신용등급이 AA급인 13개 캐피탈사의 평균 익스포저를 살펴보면 자기자본 대비 본PF 비중이 48.5%이며 브릿지론은 21.3%다. 농협캐피탈은 이보다 각각 17.2%p, 5.9%p 낮은 것으로 나온다.
 
자산건전성 자체도 업계 평균 대비 우수하다. 고정이하여신비율 1.8%에 1개월 이상 연체율 1.2%로 신용등급 AA급 평균보다 각각 0.7%p, 0.2%p 낮다. 반면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7.7%로 16.9%p 높다. 적립률이 높으면 부실채권에 대한 자본의 완충력이 그만큼 뛰어나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 들어 수도권 주택 경기가 다소 회복됐지만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과 비주택 부문은 더 부진한 상황이다. 농협캐피탈의 PF 신규 취급 확대는 일부 우량 건 확보를 서서히 늘려가는 차원으로 평가된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양호하다고 생각되는 PF 사업장 취급을 다시 시작하면서 결과적으로 잔액이 늘어난 것”이라며 “그동안은 리스크 관리가 필요했던 시기여서 PF를 비롯한 기업금융 영업자산이 위축된 면이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이 조금씩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PF 물건·지역 등 우수…기업금융 자산 재확대
 
농협캐피탈은 부동산 PF 대출 자산을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하게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 신규 취급을 다시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그동안 양적, 질적 부담을 낮게 가져갔던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부동산 PF 자산의 유형별 변제순위를 살펴보면 본PF는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12%이며 브릿지론은 19%다. 나머지는 전부 선순위나 단일순위 대출이다. 취급 지역도 비교적 안정적인 서울·수도권 비중이 본PF 74%, 브릿지론 81%로 집계된다.
 
(사진=농협캐피탈)
 
개별 사업장에 대한 보강 장치로 시공사 또는 신탁사의 책임준공 약정이나 연대보증 계약을 맺어두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 리스크 관리를 위해 모그룹인 농협금융과 관련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농협캐피탈은 부동산금융 비중이나 질적 위험이 비교적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물건이나 지역별 안정성이 높고 대부분 선순위 대출이라 PF 관련 리스크는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PF 리스크 관리로 감소했던 기업금융 자산을 다시 늘려나가는 것이 목표로 보인다. 농협캐피탈의 기업금융 규모는 앞서 2021년 1조9584억원에서 2022년 2조5594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2023년에는 2조310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도 2조3427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협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업금융의 영업자산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우량차주 중심의 선별적인 취급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PF는 사업성과 담보 가치, 시공사 리스크에 대한 보수적 심사 기조를 적용했다”라며 “사전에 설정한 PF 한도 내에서 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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