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조선사 분투기)②HJ중공업, 잇단 특수선 수주로 경쟁력 강화
4분기 특수선 수주…수주 잔고 증가 전망
일반 상선 경쟁 심화 속 안정적 매출원 예상
무기 체계 협업 통한 해외 수출 확대 추진
공개 2025-01-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0: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조선산업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은 매년 수주 잔고를 쌓으며 수익성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고공행진 중인 선박 가격도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중견 조선사들은 대형 조선사에 비해 수익성 확대 속도가 더디고 안정적인 매출을 뒷받침할 수주 잔고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는 중국 조선업계의 거센 추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화물선을 중심으로 조선 산업을 성장시키며, 이는 국내 중견 조선사의 주력 선종과 겹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조선사의 시장 확장세는 대형 조선사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있다. <IB토마토>는 한국 중견 조선사의 어려움을 분석하고, 이들의 생존 전략과 한국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J중공업(097230)이 특수선 수주를 연이어 따내며 중국 조선산업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일반 상선 분야와 달리 특수선 사업은 중국 조선산업의 공세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HJ중공업은 선박 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일반 상선 부문이 매출을 끌어주고 특수선 부문이 받쳐주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매출 확대를 위해 한화시스템(272210)과 손잡고 특수선 수출을 재개하는 등 특수선 수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사진=HJ중공업)
 
잇단 특수선 수주로 매출 확대 기대감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특수선 신규 수주 및 정비 수주를 대거 따낸 것으로 파악된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해양경찰청 경비함과 해군 고속정 건조 수주(총수주 규모 3580억원)를 따냈고, 고속함 성능 개량 및 고속상륙함 등 정비 사업 계약(총 수주 규모 1924억원)을 체결했다. 이에 HJ중공업은 지난해 전체 특수선 부문 수주 잔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HJ중공업 특수선 부문의 지난해 전체 특수선 수주 잔고는 직전 연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116억원으로 직전 연도 3분기(8385억원)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수선 부문의 연이은 수주로 특수선 수주 잔고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특수선 사업은 수주 등 실적이 들쑥날쑥하므로 매출도 변동 폭이 큰 경우가 흔하다. 이에 꾸준한 수주 확보가 안정적인 매출의 조건이다.
 
꾸준한 수주 증가는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회사의 특수선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2084억원으로 직전 연도 3분기(1692억원)에 비해 23.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수주 확보로 인해 매출 증가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특수선 사업 가동률도 상승하는 추세다. HJ중공업의 특수선 가동률은 2022년 45.5%였으나 지난해 3분기는 75.4%까지 높아지는 추세다. 높은 가동률은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안정적인 특수선 수주 확보는 경쟁이 심화하는 일반 상선 분야를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HJ중공업은 친환경 컨테이너선 8척(1조2000억원 규모)을 수주하며 일반 상선 분야에서도 매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친환경 선박 분야는 한국이 좀 더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경쟁 강도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산업도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주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컨테이너선 수주를 두고 경쟁이 강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컨테이너선 수주 감소에 직면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수주량이 직전 연도 대비 5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중국과 경쟁에 따른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선 수출 확대 추진
 
HJ중공업은 특수선 부문에서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1월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특수선 시장 확대를 위해 함정 핵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핵심인 무기 체계를 주력으로 삼기 때문에 협력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국내 조선산업은 해외 함정 시장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세계 각국의 노후 방산 물자 교체 수요 및 군비 지출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시장은 지난해 4600억달러에서 2030년 670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등 국방비 지출이 큰 동맹국이 한국을 함정 건조 및 유지 보수 사업의 파트너로 보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미국은 자국의 빈약한 선박 건조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국 조선산업의 힘을 빌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특수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HJ중공업도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J중공업은 1970년대부터 특수선 제작 역사가 있어 중소형 특수선에서 사업 경력이 풍부하다. 이에 HJ중공업은 과거 동남아시아 등에 특수선을 수출했지만, 경영난에 빠진 후 한동안 특수선 수출이 중단된 상태였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특수선 수출은 과거 건조 기록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출 재개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HJ중공업 등 국내 중견 조선업체들이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RG(선수금 환급 보증)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G는 조선소가 선박 건조 기한을 어기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들이 지급한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보증해 주는 지급 보증 제도다. 조선소 규모가 작을수록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RG의 중요도도 더욱 커진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은 중견 조선소에 RG발급을 재개하는 등 조선업계 지원에 나서고 있다.
 
HJ중공업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수선 부문의 수주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