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KCC글라스(344820)가 투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낮은 순차입금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유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투자 부담을 경감시키며 재무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KCC글라스 인도네시아 공장(사진=KCC글라스)
1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KCC글라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3911억원, 영업이익은 50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연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1조2415억원)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703억원)은 다소 낮아진 모습이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같은 시기 5.7%에서 3.6%로 낮아졌다.
KCC글라스의 투자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회사의 자본적 지출(CAPEX)는 1638억원으로, 2023년 전체 CAPEX 1216억원을 상회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홈씨씨 매장 확대, 인도네시아 판유리 공장 투자로 인한 지출이 원인이다. 이에 지난해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16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KCC글라스는 투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63.2%를 기록했으며, 차입금에서 현금을 뺀 값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순차입금 의존도도 4.7%에 불과했다. 보통 10% 이하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재무적 리스크가 적다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 2022년까지 마이너스(-) 순차입금 의존도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 경상적인 투자를 제외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없기 때문에 투자 부담에 따른 재무 건전성 저하도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C글라스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주요 제품은 차량 및 건축용 안전 유리며,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다.
아울러 차량용 유리의 경우 판매량의 80%를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어 사업 안정성이 높다. 인테리어 사업은 신규 건축 착공 실적과 연계되는 모습이지만, 주택 리모델링 및 개별 인테리어 수요를 흡수하며 변동성에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지난해 나타난 수익성 저하 문제는 올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이후 중국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중국 내 유리 수요가 줄어들자 갈 곳을 잃은 동남아시아산 저가 유리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산업용 전력 요금 단가가 인상되는 등 수익성 악화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는 유리의 주요 전방 사업인 자동차 산업의 사업 환경이 우호적이며,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 추세, 중국의 건설 경기 부양 정책 등을 감안하면 완만하게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KCC글라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 규모가 4052억원, 유형자산 장부 가격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등 보유 자산에 기반한 우수한 재무 융통성을 고려하면 향후 유동성 소요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