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L사이언스, 기술특례 종료에 매출 '사수'…CB 발행으로 가능할까
CB 자금으로 주력 사업 강화·신사업 진출
완전 자회사 편입 통한 매출 개선 '기대'
근본적인 문제는 부진한 현금창출력
공개 2025-01-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17: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SCL사이언스(246960)가 뚜렷한 매출 동력 찾기에 한창이다.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의료기기 판매업 등 기존 사업 확대와 신사업 키우기에 물꼬를 트면서다. 더욱이 헬스케어 진출을 위해 SCL헬스케어와의 주식 교환도 추진한다. 이는 기술특례 유예기간이 모두 종료된 시점에서 꾸준히 매출액 30억원 요건을 채워 나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회사는 상장 유지 조건을 넘어 흑자 전환을 목표로 매출 확대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진=SCL사이언스 홈페이지 갈무리)
 
140억원 CB 발행…기존 사업 확대·신사업 진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SCL사이언스가 140억원 규모의 제3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2%, 4%며, 만기일은 2030년 1월3일이다.
 
이번 CB 발행은 기존 사업 강화와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CL사이언스는 조달한 자금 중 70억원을 기존 사업 확대 운영비에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의료기기 판매업과 바이오 물류 서비스 등이 있다. 조달한 자금의 절반을 기존 사업에 쏟는 셈이다.
 
운송업 확장은 예견돼 있었다. SCL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정관의 사업 목적을 변경했다. 기존 △의료기기, 진단기기 제조 및 판매업에는 '수출입' 내용을 추가했으며, △의약품 연구개발, 제조, 수출 및 판매업과 △시약 제조, 수출 및 판매업에는 '수입' 키워드를 반영했다.
 
SCL사이언스가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운송업에서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전체 매출액 31억원 가운데 운송업 매출 비중은 92.7%(29억원)에 달한다.
 
사업다각화도 꾀할 계획이다. SCL사이언스는 제3회차 CB의 나머지 금액 중 30억원을 신사업에 쏟는다. 앞서 지난해 초 △건강관리 서비스업 △인공지능 기반 의료솔루션 개발 및 서비스 △의료지원, 건강관리, 연구관리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업 등 총 8개의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추가 사항을 토대로 신사업 투자 운영비에 사용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헬스케어 진출도 구체화했다. SCL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SCL헬스케어와의 주식 교환을 결정했다. 이에 SCL헬스케어의 보통주식 1주 당 SCL사이언스의 보통주식 58.7442831주를 교환한다. 오는 3월31일 주식 교환을 마치고, 4월11일 신주를 상장한다. 이후 SCL헬스케어는 SCL사이언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SCL헬스케어는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센트럴랩 사업과 정밀 의료 관련 유전자 분석 서비스, DTC(direct to customer) 유전자 분석 사업을 영위한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연 매출 146억원을 달성한 기업이다. SCL사이언스 입장에서는 SCL헬스케어가 100% 연결 자회사로 반영되면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상장 유지 조건 '매출액 30억원 이상' 지속 기대
 
SCL사이언스가 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뚜렷하다. SCL사이언스는 지난 2019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주식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리종목에 대한 유예기간을 받았는데, 지난 2023년을 마지막으로 모든 혜택이 만료된 탓이다.
 
SCL사이언스가 직면한 요건은 '매출액 30억원 이상'이다. 해당 요건은 기술특례 상장 기업에게 약 5년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한다. SCL사이언스는 지난 2023년 해당 요건에 대한 유예 기간이 만료됐고, 이에 지난해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지난해 3분기까지는 연결 매출 31억원을 달성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계속해서 매출 30억원 이상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SCL사이언스는 상장해인 2019년(6억9276만원)부터 2022년(3억6978만원)까지 매출 1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2023년 운송업을 시작하면서 현재 매출을 낸 만큼, 매출 안정권에 들어오기 위해 CB를 활용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상장 유지뿐만 아니라 자체 현금창출력 개선을 위해서라도 외형성장을 이뤄야 한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SCL사이언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2억원에 그친다. 제3회차 CB 금액을 가산하면 172억원 수준으로 늘었을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문제는 SCL사이언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줄곧 음수(-)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상장 이후 계속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은 계속됐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까지는 41억원이 유출됐는데, 이는 직전연도 동기(27억원)보다 악화된 수치다.
 
부진한 매출액을 시작으로 이어진 당기순손실이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은 24억원이다. 직전연도 동기(43억원)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음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SCL사이언스는 이노씰플러스 DL에 대한 허가와 판매 시작, 새로운 제품인 인트로 판매 확대, 디지털 플랫폼 분야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개선해나간다는 입장이다.
 
SCL사이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업 강화와 신사업 진출은 매출 동력 확보를 위해 진행한 게 맞다"라며 "다만, 단순히 상장 조건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흑자 전환 및 지속적인 영업이익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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