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테마, 유동성 비상…차입 부담에 톡신 전략 차질 우려
더톡신주 100단위 국내 승인…글로벌 진출도 '기대'
유동성차입금 1200억원 수준…보유 현금 272억원 불과
실적 개선에도 현금창출력은 뒷걸음
공개 2025-01-0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7: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제테마(216080)가 보툴리눔 톡신의 영토 확장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차입 부담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각종 유동성 차입금이 유동성 자금의 4.5배에 달한 탓이다. 더욱이 수익성 개선을 이뤘음에도 재고자산 등으로 인해 현금창출력까지 꺾여, 재무건정성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진=제테마)
 
더톡신주 100단위 국내 품목 허가…영토 확장 '한창'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제테마가 제테마더톡신주 100단위(성분: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독소 A형, 이하 더톡신주)의 국내 품목허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10월31일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약 1년 만에 얻은 결과다.
 
제테마는 코스닥 시장 진출 7년 차에 접어든 기업이다. 지난 2017년 영국 국립보건원으로부터 균주 상업화 권리를 도입했고, 자체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2020년 더톡신주 100단위, 2021년 더톡신주 200단위에 대한 수출용 품목허가를 얻었다.
 
더톡신주 100단위의 국내 품목 허가에 대한 업계 시선은 긍정적이다. 제테마는 현재 보툴리눔 톡신에 대해 튀르키예, 중국, 브라질, 미국 등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품목허가를 기점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는 올해 1분기에 품목 허가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질 없이 출시가 이뤄진다면 파트너사인 벌크와 5년간 800억원의 수출 계약을 맺은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재 중국에서는 더톡신주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7년 판매 개시를 목표로 화동에스테틱과 10년간 6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브라질에서는 2026년 제품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현금창출력까지 후퇴…1200억원대 부채 부담 '쩔쩔'
 
영토 확장을 위해 R&D 투자 등 작업을 이뤄야 하는 상황에서 유동성차입금이 문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말 3분기말 기준 제테마는 단기차입금 180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600억원, 유동성전환사채 44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만 1225억원에 달한다.
 
유동성차입금을 훨씬 웃도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 다만, 같은 시점 제테마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72억원이다. 보유한 유동성차입금이 유동성 자금의 4.5배에 달한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연장이 가능하다는 점과 유동성전환사채는 주식 전환 가능성이 있다면 단기적인 채무 부담은 덜하지만, 유동성장기차입금은 일반 사채 등으로 구성되는 항목이라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고 1년 안에 꼭 갚아야 하는 채무로 분류된다. 이는 보유 현금으로 1년 안에 꼭 갚아야 하는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도 못한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무건정성도 적정 기준에 못 미친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제테마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42.25%, 240.35%다. 적정 기준인 200% 초과와 100% 미만에서 크게 벗어났다.
 
업계에서는 유동성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6일 제테마의 CB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9회차 CB(약 422억원)에 대한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전환가액(8217원)이 주가(7일 종가 7290원)를 상회하고 있어 사채권자 입장에서는 차익 실현이 어렵다 보니 주식 전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졌다.
 
통상 기업들은 자체 현금창출력을 개선해 빚을 갚아 나간다. 그러나 제테마는 3분기 기준으로 5년 만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음수(-)로 전환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23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직전연도 동기 34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악화된 수치다.
 
특히 실적 개선을 이뤘음에도 현금창출력이 꺾였다. 제테마는 지난해 3분기까지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직전연도 동기에는 25억원 수준이었으나, 외형성장 등의 성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손실도 113억원에서 59억원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재고자산 증가로 인해 66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갔고, 선급금의 증가(35억원)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유출 폭이 더 커졌다.
 
다만, 재고자산 확보에도 불구하고 제테마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3년 3분기 1.98회에서 지난해 3분기 1.8회로 줄어든 상태다. 그만큼 제품의 판매 속도가 느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재고자산 금액도 2023년말 127억원에서 194억원으로 늘었다.
  
<IB토마토>는 제테마 관계자에게 차입금 상환 계획과 재고자산 확보 이유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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