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영업현금흐름 악화…신작 성과로 돌파구 찾는다
마케팅비 투자에도 '호연' 흥행 실패에 3분기 실적 부진
자회사 신설로 인한 급여 감소 효과 내년 1분기부터 '기대'
공개 2024-11-2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15:3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최근 신작 ‘호연’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수익성이 감소한 가운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다소 저조한 현금창출력이 지속되면서 보유 현금도 줄어들어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효율화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부터 분사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아이온2’ 등 신작 성과가 반영됨에 따라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실적 부진·RDI 센터 건립에 현금창출력 저하 '지속' 전망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68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1조3421억원)보다 12.92% 감소하고,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1334억원) 대비 84.80%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9.94%에서 올해 3분기 1.73%로 축소됐다.
 
무엇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해 12년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이번 3분기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전년 동기(4066억원) 대비 2.37% 증가했다. 신작 호연 출시 여파로 광고선전비가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278억원) 대비 50.55%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호연은 저조한 흥행 실적을 거두며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4231억원)보다 5.00% 줄어든 4019억원에 그쳤다.
 
아울러 최근 부진한 실적은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리니지 지식재산권(IP) 매출이 다소 감소했기 때문이다. 리니지 IP 관련(리니지M·리니지 2M·리니지W) 매출은 지난해 3분기 8830억원에서 올해 3분기 7075억원으로 24.81% 감소했다. 그나마 리니지M은 신규 서버를 업데이트한 덕에 매출이 지난해 3분기 12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589억원으로 32.42% 늘었다.
 
실적 저하로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7369억원에서 지난해 1399억원으로 줄고, 이어 지난해 3분기 1108억원에서 올해 3분기 878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CAPEX도 일정 부분 감소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 하락 폭이 더 큰 탓에 FCF는 2022년 4863억원에서 지난해 225억원으로 급감했다. CAPEX는 지난해 3분기 1101억원에서 올해 3분기 547억원으로 반토막나면서 FCF는 331억원으로 다시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를 크게 밑돌았다. 실제로 현금은 지난해 말 1조5327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2827억원으로 감소했다. 
 
CAPEX는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저조한 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경기도 성남시 소재에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RDI센터)’를 짓고 있다. RDI센터를 지난 4월 착공한 이후로 이번 분기에만 774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엔씨소프트는 RDI센터 설립에 향후 3년간 총 5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2027년 완공될 전망이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자회사를 분사하는 과정에서 새 건물을 짓기 위해 CAPEX를 추가로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1일 QA 서비스 사업부문 ‘엔씨아이디에스’와 응용소프트웨어개발공급 사업부문 ‘엔씨큐에이’를 분할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RDI센터 설립에 5000억원 이상 투자키로 한 것은 것은 맞다”면서도 “자회사를 분사하더라도 새로운 인력들이 판교에 있는 사무실에서 새로 이전하기보다는 현재 공간을 일정 부분 재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저니 오브 모나크 (사진=엔씨소프트)
 
신작 라인업 확대·구조조정으로 1분기 이후 수익성 개선 '기대'
 
이에 엔씨소프트는 신작을 출시해 매출을 증대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자회사 4곳을 추가로 신설해 기존에 4500~4600명 수준인 본사 인력은 내년 말까지 3000명대로 줄일 예정이다. 구조조정 시기에 따라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내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쓰론 앤 리버티(TL)’는 지난달 1일 글로벌 출시 이후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호평을 받으며 동시접속자는 약 40만명을 기록했다. 4분기 신작 캐주얼 게임으로 '저니 오브 모나크'도 출시될 예정이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방치형 스타일 게임으로 최근 사전예약 400만명을 돌파했다. 기대작인 ‘아이온2’도 내년 1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호연’에 마케팅비를 대거 투자한 것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과를 거둔 전적이 이어 앞으로 마케팅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등 영업비용 감축 효과는 내년 1분기 이후로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과 신설 회사 설립을 확정할 방침이다. 개발 스튜디오 3개와 AI 전문기업 1개를 추가로 신설할 예정이며 각 신설 회사 분할 기일은 내년 2월1일로 정해졌다.
 
개발 스튜디오엔 쓰론 앤 리버티(TL) 사업 담당인 스튜디오엑스(X, 가칭), 슈팅게임 LLL 사업 담당 스튜디오와이(Y, 가칭), 전략게임 택탄(TACTAN) 사업 담당 스튜디오(Z, 가칭) 등이 있다. AI 연구개발(R&D) 부문은 아예 독립해 '엔씨 에이아이(AI)'를 신설할 계획이다. 엔씨 AI의 경우 본사 AI 연구개발 조직인 엔씨 리서치에서 분할된 것으로 AI기술 전문 기업으로 출범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엔씨는 총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를 10% 이내로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4분기엔 희망퇴직과 분사 등으로 퇴직급여로 인한 영업비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겠지만, 내년 1분기에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영업비용이 효율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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