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지분 확보…향후 합병 시나리오 여전LCC 통합 양상…국적 항공사 10곳서 6곳으로 축소 가능성제주항공 통합 국면서 제외…향후 인수합병 선택지 '미지수'
국내 국적항공사들이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합병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고, 두 회사 산하의 LCC(저비용 항공사)도 하나의 회사로 합쳐질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국내 항공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내려놓은 노선과 사업은 LCC로 승계되며 LCC의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 <IB토마토>는 항공산업이 합종연횡에 나서는 이유를 살펴보고, 향후 항공업계 합병 가능성과 분리 매각 이슈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비항공사인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연이어 매입하면서 국적 항공사들이 해당 회사를 인수합병할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에 외형 확대를 추구하는 국적 항공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그룹이 LCC 항공사 지분을 확보한 이유는 해외 호텔 사업과 시너지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평가다. 대명소노그룹은 두 항공사의 지분율을 높이며 볼트온 전략(유사 업종 인수로 기업가치 증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업계 신규 경쟁자 등장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로 자리잡았고,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에 대한 권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율은 올해 3분기 기준 26.77%(소노인터내셔널 16.77%, 대명소노시즌 10%)를 기록했다. 아울러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10월 에어프레미아 지분 22%(지난 10월12일 기준)를 보유한 JC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 지분 50%를 확보하면서 에어프레미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내년 6월 JC에비에이션의 나머지 지분 50%를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특정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을 행사하면 실질적인 에어프레미아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대명소노그룹은 앞으로도 두 항공사의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대명소노그룹이 두 항공사 지분을 취득한 이유가 사업적 시너지이기 때문이다.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려면 항공업에 대한 전략도 직접 수립하는 등 경영권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대명소노는 투자 업계의 전략인 볼트온 전략에 따라 티웨이항공 지분과 에어프레미아 주주 지분을 확보한 모습이다. 볼트온 전략은 동종업계 혹은 전후방 사업 인수로 시너지를 창출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투자 전략이다. 이에 대명소노가 향후 직접 기업 가치를 키우기 위해 항공사 경영에 뛰어들 것이란 의견도 여전하다.
대명소노그룹은 2022년 미국 워싱턴, 2023년에는 뉴욕, 올해 4월에는 연이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호텔과 대한항공의 모회사 한진칼이 보유한 미국 하와이 소재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을 인수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여행이라는 공통의 키워드 아래에서 대명소노가 항공업계 진출로 시너지를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 보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이 유럽과 미국에서 해외 호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은 유럽,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지역에 취항하고 있어 대명소노그룹과 시너지 창출이 충분히 극대화될 수 있는 항공사로 꼽힌다.
11월 국토교통부 항공기 등록대수 기준
줄어드는 인수합병 선택지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발을 들이면서 국적 항공사들의 인수합병 선택지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영업 중인 국적항공사는 총 10곳(FSC 2곳, LCC 8곳, 화물 전용 항공사 제외)으로 파악된다.
증권가 등 관련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향후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향후 두 항공사를 합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향후 10곳의 국적 항공사가 통합으로 인해 최대 6곳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인수합병 매물도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업계의 인수합병전에서 떨어져 있는 제주항공은 항공기 수 확대 등 스스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인수합병 등에 나설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재 마땅한 인수합병 매물이 없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잠재적인 인수합병 후보군으로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이 있었다. 이들 항공사의 최대 주주 혹은 주요 주주가 사모펀드였기 때문에 향후 엑시트(지분 처분)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확보한 탓에 이스타항공과 에어인천만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0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바 있고,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전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여전히 항공사 인수합병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에 재도전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도 기회가 되면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이 1263%에 달하는 등 실제 성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기회가 될 경우 인수합병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항공업계 재편 흐름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 주주인 JC파트너스가 가진 최대주주 AP홀딩스 지분에 대한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 조항이 특정인에게만 발동되는 것이 아닌만큼 에어프레미아가 대명소노그룹으로 간다고 단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