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적기업은 정부 지원금과 기부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도 한계가 있다. 이 가운데 내년도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은 크게 줄면서 민간 기업 등으로부터 수탁 받은 기부금을 통해 투자를 진행하는 '임팩트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사회투자는 지난 2012년 설립된 공익법인 임팩트투자사로, 기후테크·사회서비스·농식품·글로벌·소셜임팩트·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와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기업 뿐만 아니라 민자 스타트업까지도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대표직을 수행해왔다. <IB토마토>는 이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계해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연계는 어떤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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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066570),
LG화학(051910), 피피엘 등과 함께 기후·환경 분야 임팩트 스타트업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사회투자는
LG(003550) 소셜펠로우 사업의 액셀러레이팅 운영기관으로 선정됐으며, 피피엘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LG 슈퍼스타트' 등 오픈이노베이션과 사업화를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정부와 공기업에게도 투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엑셀러레이팅 사업을 진행할 때 사기업과 차이점이 있다면?
△정부 기관이나 공기업들은 핵심성과지표(KPI)가 명확하고 또 단기 성과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회사의 매출 증가율이라든지 고용 창출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민간도 KPI는 똑같이 있지만 지속 가능성이나 기업의 밸류 가치 확대 등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보는 편이다.
-스타트업 대상 융자사업도 하고 있다. 사업의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액셀러레이터인 한국사회투자는 사업모델과 성장단계에 맞춘 다양한 투자를 통해 사회혁신조직의 성장기반을 조성하고 지속가능성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국사회투자의 경우 처음부터 사회투자기금을 바탕으로 해서 융자나 PF를 했기 때문에 융자사업의 전문성이나 또 시스템 체계는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투·융자 기업의 조건은 첫 번째로는 사회적 가치를 얼마만큼 창출할 수 있는지이고 두 번째는 영업이익이나 지속 가능성 등 조직의 지속가능성이다. 마지막으로는 상환 가능성을 점검한다.
-사회적 가치 평가는 정량적인 평가가 어려울 것 같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임팩트를 평가할 때는 세계적인 툴인 IMP를, ESG를 평가할 때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ESG PLUS를 활용하고 있다. IMP는 유엔(UN), 주요 7개국(G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세계적인 정부 간 기구와 글로벙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 토닉(Toniic) 등 글로벌 임팩트투자 조직이 활용하는 소셜 임팩트 측정·관리 프레임워크다.
-포트폴리오사 중 2곳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친환경 신소재 패키기 제조전문기업인 '그린패키지솔루션' 등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 벤처 시장 악화와 코스닥 등 거래소의 기술 특례 상장 기준 상승 등으로 기업공개 조건은 더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하지만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 모두 우수한 기업들이기 때문에 더 노력하면 좋은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스타트업도 성과를 보고 있나?
△투자하는 기업 대부분이 설립 5년 전후의 초기 기업들이 많아, 향후에는 IPO보다는 세컨더리 펀드에 매각을 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 매각 사례로는 씨드앤 등이 있다. 초기에 투자를 해서 약 300% 회수 기준으로 300% 넘게 지금 수익을 거뒀다. 일반적으로 엑시트 수익은 유한책임투자자(LP)에게 다시 나눠줘야 하지만, 한국사회투자는 운영자금의 70% 이상이 기부 펀드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기부했던 목적에 따라서 계속 재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씨드앤도 하나금융에서 기부를 해서 그 재원을 가지고 투자를 한 케이스다. 이외에도 우아한형제들, 글로벌 코카콜라 재단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
-사회적기업 투자 분야에도 트렌드가 있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 문제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주로 노화에 따른 어떤 건강 문제, 기후변화에 따른 이런 기후변화 대응 문제, 돌봄이나 육아 등 사회문제, 시니어문제 등 사회 서비스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기후 테크, 모빌리티 등이 주요 투자 분야다. 향후에도 투자 분야는 사회 문제가 바뀜에 따라 다양하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11월이다. 내년도 한국사회투자의 목표는 무엇인가?
△기부펀드를 약 1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게 목표다. 올해 처음으로 기부펀드를 유치하기 시작해서 내년도에는 좀 더 유의미한 규모로 키울 예정이다. 이외에도 기존의 다른 모태펀드라든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펀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글로벌 협업 같은 경우에도 글로벌 펀더들하고 글로벌 펀드를 운영하는 벤처캐피털(VC)과 소통하면서 글로벌 진출과 협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내년부터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임팩트 퓨처의 펀드레이징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영국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임팩트 펀드인 심산 벤처스에 LP로 참여한 적이 있다. 심산 벤처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동남아나 미국 지역의 임팩트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다. LP로 참여해 보니 임팩트 목적의 투자자와 VC, 엑셀레이터 협업이 잘 되고 있다고 느꼈고, 국내에서 펀드레이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에 펀더들에게 국내 스타트업의 가치 등을 어필한다면 스케일업(기업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심산 임팩트 펀드에 우리가 LP로 참여하는 정도지만 향후에는 자체적인 펀드를 만들어 해외 LP를 참여시키는 방식 등을 계획하고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