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카잔' 난이도 어렵다는 평에 이지모드 적용 '고려'넷마블, '나혼자만레벨업' 등 트랜스미디어 성공 모델 확대크래프톤, '인조이'로 나만의 캐릭터 생성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부산 벡스코, 아침부터 지스타를 찾은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에서 새벽같이 KTX를 타고 내려온 장현주(가명, 26세)씨는 "대기줄이 너무 길어서 시연을 하나밖에 못 해본 게 아쉽다"면서도, 직접 경험한 리듬 게임의 '손맛'을 잊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인천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김유정(가명, 21세)씨 역시 "처음 와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스타 2024 (사진=이조은 기자)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는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졌다. 총 44개국 1375개사에서 무려 3359개 부스가 차려져, 작년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MMORPG, PC게임, 콘솔 게임이 어우러진 축제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넥슨, 신작 4종 공개…카잔 난이도 조정은 '고려'
메인 스폰서를 맡은 넥슨은 300부스 규모로 참여해 신작 4종을 공개했다.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비롯해 3D 액션 RPG ‘프로젝트 오버킬’, 캐주얼 RPG ‘환세취호전 온라인’, 배틀로얄 게임 ‘슈퍼바이브’ 등이다.
지스타에서 열린 공동취재에서 카잔을 개발한 네오플 윤명진 대표는 카잔이 다소 어렵다는 평에 이지모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카잔이 처한 어렵고 힘든 상황에 대한 공감대와 게임성을 그대로 론칭해서 보여주고 싶다”라며 “다만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 내부에서 우선 조금 쉬운 버전을 추가했고 이지모드 옵션을 추가해서 테스트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던전앤파이터 IP를 적용한 기대작 ‘오버킬 프로젝트’에 대한 문답도 오갔다. 윤 대표는 “오버킬은 던전앤파이터 원작과 비슷한 형태지만 조금 다른 아트워크와 게임성을 가지고 원작의 이야기를 더 크게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출시 시점에 대해선 아직 잡혀 있지 않은 상태이고 보다 더 잘 만드는 것에 집중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진=이조은 기자)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깜짝 등장…"트랜스 미디어 전략 지속할 것"
100개 부스 규모로 열린 넷마블(251270) 부스에서는 오픈월드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서브컬처 액션 RPG ‘몬길: 스타 다이브’ 등 신작 2종을 선보였다. 총 시연대는 170개 규모로 설치했다.
14일 오후 지스타 현장을 깜짝 방문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최근 게임업계 새로운 트렌드로 미디어트랜스와 멀티플랫폼화를 제시했다. 올해 게임 대상을 수상한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를 통해 K-콘텐츠 밸류체인으로 글로벌화를 선도했다며 앞으로도 검증된 흥행작을 통해 유저들과 다양한 IP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다.
방 의장은 “지난 5~6년간 트랜스 미디어 전략을 구사하면서 업계 질책도 많이 받았는데 좋은 세계관을 게임에서 새로운 스토리와 연계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연동해서 유저들에게 접근성을 넓혀줄 수 있다면 미디어의 한정성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 혼자만 레벨업이 그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줬고 오늘 전시되고 있는 ‘왕좌의 게임’을 통해 글로벌하게 그 가능성을 좀 더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조이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인조이'·라이온하트 '발할라 서바이벌' 등 기대작 선봬
크래프톤(259960)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오픈월드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딩컴 투게더’, 슈팅게임 ‘프로젝트 아크’, 리듬 액션 ‘하이파이 러시’, 인공지능(AI) 기반 시뮬레이션 ‘마법소녀 루루핑’ 등을 출품했다.
‘인조이’는 성별, 연령, 얼굴, 체형, 의상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50개 이상의 커스터마이징 옵션으로 머리 스타일, 셔츠 소매 길이, 손톱까지 무한대로 창작이 가능하다. 오픈월드에 입장하면 캐릭터 기질이나 욕구에 따라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현장 시연에 참여하면 본인이 직접 만든 아바타로 만든 사원증도 증정해 준다.
한편에는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존도 마련돼 있었는데 추첨으로 상품을 증정했다. 중학교 3학년 한규석(가명, 16살)군은 “오늘 수능일인데 학교에서 쉬는 날이라 올 수 있었다”라며 “평소 좋아하는 게임을 와서 해봤는데 슈팅의 쾌감이 느껴져 재밌었다. 추첨을 통해 친구는 머그컵, 전 밴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이을 차기 라인업으로 신작 4개를 내놓았다. 특히 모바일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트 신작 ‘발할라 서바이벌’은 끊임없이 쏟아지는 공격을 연속 스킬을 사용해 물리칠 수 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부스 관계자는 “원래는 차근차근 스킬을 늘려가야 하는데 시연 단계에서는 보다 많은 스킬들을 체험해 보실 수 있도록 압축적으로 넣어 놓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리프라인 부스에서는 3D 실시간 전략 RPG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직접 시연해 볼 수 있었다. 웹젠은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를 처음 공개하고 서브컬처 수집형 RPG '테르비스'도 선보였다. 펄어비스는 이번 지스타에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을 공개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처음으로 시연 기회를 제공했다. 제 2전시관에는 하이브IM이 단독 부스를 조성해 신작 MMORPG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선보였다.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이 참여한 ‘스팀 인디 쇼케이스’도 300개 부스 규모로 열렸다.
이날 지스타 2024 현장을 찾은 박형준 부산광역시 시장은 “게임 산업이 AI나 메타버스나 블록체인이나 이런 다양한 신기술이 융합돼 굉장히 확장성이 큰 산업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스타가 그것을 촉진하는 데 굉장히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내년은 금년보다 (규모를) 더 늘릴 생각이고 우리 지스타가 세계 최고의 게임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스타 2024 개막식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과 주요 게임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영상 축사를 통해 20주년을 기념하며 지스타의 성공을 응원했다.
가을 끝자락에서 펼쳐진 지스타 2024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게임 팬들의 열정으로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