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나인, 실적 부진 속 600억 조달…위기 돌파냐 무리수냐
최대주주 디렉터스컴퍼니 외 2인으로 변경·AI 광고 투자
전환사채로 600억원 모집하지만…자산 규모보다 많아
향후 상환 가능성 등 무리한 자금 조달 '우려'
공개 2024-11-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7:3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비트나인(357880)이 유상증자를 통해 디렉터스컴퍼니 외 2인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계약을 체결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광고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비트나인은 최근 실적 악화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어 유동성은 크게 저하된 상태다. 이에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등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조달 금액이 현재 보유한 총 자산을 넘어서 다소 무리한 자금조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비트나인)

디렉터스컴퍼니로 최대주주 변경·AI 광고업으로 '확대'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트나인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를 강철순에서 디렉터스컴퍼니 외 2인으로 변경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디렉터스컴퍼니 외 2인은 약 60억원에 비트나인 보통주 390만1170주를 인수해 AI 광고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유상증자 계약 체결로 디렉터스컴퍼니가 비트나인 보통주 260만780주를 인수하고, 신재혁과 이재철이 비트나인 보통주를 각각 65만195주를 갖게 됐다. 신재혁은 디렉터스컴퍼니 지분 36.0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고, 이재철은 자회사 디렉터스테크 대표다.
 
디렉터스컴퍼니는 지난 2012년 8월 설립된 광고대행사로 최근 생성형 AI 테크기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래프 데이터베이스 전문기업 비트나인을 인수해 AI를 적용한 광고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디렉터스컴퍼니는 자회사 디렉터스테크를 통해 최근 AI 광고영상 제작사 스카이웍스도(SKAIWORKS)도 인수했다. 현재 스카이웍스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 명품 브랜드 불가리, 지방시, 위블로 등과 협업해 영상 광고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나인은 디렉터스컴퍼니로부터 60억원을 조달해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같은 날 비트나인은 스카이웍스 대표인 마오(MAO, XUCHAO)로부터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0억원 규모로 운영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비트나인은 올해 3분기에도 적자가 난 가운데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B 600억원 모집하지만…총 자산 금액 초과
 
비트나인은 부진한 실적과 유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3~5회차 전환사채(CB)로 총 600억원을 조달해 AI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비트나인 자산총계는 541억원에 불과하다. 비트나인은 총 자산을 넘어서는 금액을 CB로 모집해 자산을 두 배로 불리는 셈이라 다소 무리한 자금 조달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비트나인은 디렉터스컴퍼니와 시너지를 통해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비트나인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유동성이 저하됐다. 올해 3분기 매출은 23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98억원)보다 19.32%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지난해 3분기 79억원에서 올해 3분기 43억원으로 줄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영업활동현금흐름 손실이 지난해 3분기 62억원에서 올해 3분기 99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보유 현금은 줄어들었다.
 
비트나인 유동자산은 지난해 말 26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49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이 80억원에서 3분기말 14억원으로 급감한 탓이다. 유동부채도 지난해 말 406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389억원으로 줄었지만, 유동자산 감소가 더 많아 유동비율은 축소됐다. 유동비율은 2022년까지만 해도 937.64%로 안정적인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66.04%에서 올해 3분기 말 63.94%로 하락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않으면 유동성이 나쁘다고 평가한다.
 
이에 비트나인은 최대주주를 변경하고 AI 광고 신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이번 CB로 조달하는 금액은 총 600억원으로 CB 3~5회차는 각각 100억원, 6회차 300억원 규모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200억원, 운영자금 160억원, 채무상환자금 140억원, 시설자금 1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유동성이 저하된 상태에서 지속적인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 움직임이 포착돼 주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비트나인은 2회차 CB를 만기 전 취득하기로 지난 18일 공시했다. 사채권자와 협의에 의해 사채권 일부를 취득하기로 했는데 280억원 중 160억원을 취득키로 했다. 취득자금은 5회차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했다. 자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비트나인 유동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자금재조달 사태는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비트나인이 디렉터스컴퍼니로 인수 합병된 이후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에 따르면 이번 CB는 AI 기술 투자와 인프라 확장, 그리고 인수합병(M&A)에 투자할 전망이다. 
 
<IB토마토>는 비트나인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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