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효성화학(298000)이 대규모 투자 이후 찾아온 화학산업 한파에 차입금 부담이 치솟고 있다. 이에 현재 진행 중인 계열사 매각 성과가 조속히 요구되고 있다. 효성화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도 무산되는 등 재무개선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화학 업황의 개선이 지연되며 효성화학의 수익성 정상화가 단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효성화학)
2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효성화학의 총차입금은 2조6600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4823억원)보다 7.2% 증가했다. 이에 효성화학의 차입금의존도 역시 지난해 112월 79.7%에서 82.8%로 상승했다. 아울러 효성화학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9779.3%까지 치솟았다.
효성화학의 재무 부담이 가중된 원인은 대규모 투자 후 화학산업 불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베트남 공장 신설을 위해 12억8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아울러 특수가스 및 에틸렌 탱크 터미널 증설 등 생산능력 확장을 위한 투자도 있었다. 효성화학은 대규모 투자 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한 까닭에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사진=한국신용평가)
대규모 투자 이후 화학산업의 업황이 악화했다. 중국에서 대규모 화학 설비 증설로 인해 수요가 공급을 밑도는 상황이 나타났고, 효성화학의 수익성이 감소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효성화학의 매출액은 2조2331억원, 영업손실은 111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2조1051억원)과 영업손실(1514억원)이 개선됐지만,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2022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효성화학의 매출원가율은 100%를 상회하고 있다. 비용 부담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화학 제품 원료인 프로판 가격이 반등했고,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며 해상운임이 급등했다. 이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또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수익성이 양호한 특수가스 등 제품의 매출액이 연간 1500억원 내외 수준으로 주력 사업인 PP사업의 실적 부진을 보완하기에는 규모가 작다. 지난해 효성화학의 전체 매출(2조7916억원)에서 특수가스 등 고수익 사업의 매출 비중은 5.4%로 파악된다.
이에 효성화학은 재무구조의 조속한 개선이 요구된다. 효성화학은 토지 자산 재평가,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 확충을 했으나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며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됐다. 현재 차입금 상환 재원 확보를 위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21일 기준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전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는 매각 계약이 지연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태였다.
향후 수익성을 보완해 주던 특수가스 사업부가 매각될 경우 효성화학은 PP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PP 제품의 수익성이 1톤당 200달러 미만으로 저하됐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PP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지만 원료 가격은 높아지는 등 수익성 개선 요인이 부족하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효성화학에 대해 “부진한 영업 수익성과 비우호적 수급 환경으로 단기간 내 수익성 정상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며,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조속히 마무리되어 성과를 도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