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철강선재 제조사인
대호특수강(021040)이 공장 부지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1분기 기준 5억원에 불과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충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한 것이다. 대호특수강은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단기 차입금 규모가 큰 탓에 앞으로도 추가 유동성 확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호특수강은 운영 효율화 및 신사업 진출로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진=대호특수강)
유동성 부족에 자산 매각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특수강은 경남 양산 공장 부지를 총 167억7000만원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 매각은 두 차례에 나눠 진행됐다. 대호특수강은 지난해 11월 57억원에 성우모터스에 양산공장 부지 일부를 우선 매각한 바 있다. 오는 10월30일에는 나머지 양산공장 부지를 110억7000만원에 에이치티테크에 매각한다.
대호특수강이 공장 부지를 매각하는 배경은 유동성 부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특수강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5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28억원)에 비해 현금성 자산이 82.1%나 급감했다. 제조 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에 이자 비용이 더해져 현금성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금성 자산이 감소하는 가운데 대호특수강이 앞으로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는 크다. 대호특수강의 총차입금(사채 포함)은 올해 1분기 86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773억원)보다 11.4% 증가했다. 이 중 1년 내 상환이 예정된 유동성 차입금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540억원이다. 올해 1분기 대호특수강의 이자 지급액은 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2억원)보다 16.7% 증가하는 등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22억원)의 절반 이상이 이자 비용으로 나가는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모회사
영흥(012160)의 지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흥의 영업현금흐름은 올해 1분기 -34억원을 기록해 현금창출력이 감소하고 있다. 영흥의 현금창출력 감소를 고려했을 때 대호특수강에 대한 전폭적 지원 가능성은 낮다는게 철강업계의 관측이다. 대호특수강은 지난해 영흥으로부터 운영 자금 명목으로 받은 20억원을 상환한 바 있다.
이에 대호특수강은 자구책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산 매각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철강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어 현금창출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대호특수강은 운영 효율화와 신사업 진출을 병행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진출의 영향은 시간 소요 전망
대호특수강은 운영효율화를 통해 비용 지출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자산 매각 자금을 보태어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호특수강은 양산 공장 부지를 매각하기 앞서 지난해 9월 양산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고정비용을 줄였다. 공장 가동 중단 후 양산 공장의 생산 능력은 포항과 충주 공장으로 옮겨 생산량을 집중시켰다.
고정비 감축 등의 영향에 따라 올해 1분기 대호특수강의 총 비용은 74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760억원)보다 1.8% 감소했다. 그에 반해 생산량은 같은 기간 4만6509톤에서 5만871톤으로 늘려 비용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에 대호특수강은 지난해 1분기 25억원 영업손실에서 올해 1분기 22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아울러 대호특수강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향후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호특수강은 지난 4월 인공지능 이미지 회사인 이오이스를 인수했다. 인수자금은 현금 대신 자사주로 대신한 까닭에 인수 자금을 들이지 않고 회사를 사들일 수 있었다. 대호특수강은 이오이스 인수를 위해 자사주 66만6666주를 이오이스 김제형 대표이사에게 지급했다. 김제형 대표이사는 대호특수강 지분 7.5%를 보유한다.
다만 신사업이 빠르게 대호특수강의 현금 유입에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오이스는 선거 방송 등에 사용되는 후보자들의 3D그래픽 제작 사업 등을 수행한다. 이에 이오이스의 매출 및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선거 시기에 실적이 증가하고 선거가 없는 해에는 매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었던 지난 2022년에 이오이스의 매출액은 27억원, 당기순이익 1억2400만원이었지만 선거가 없었던 지난해는 매출 9억6100만원, 당기순이익 1300만원에 불과했다. 향후 이오이스가 선거 외 다른 사업 모델을 개척해야만 대호특수강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호특수강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공장 매각 대금의 대부분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오이스를 통한 유동성 확보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용 절감 등 효율적 운영을 통해 향후 현금흐름을 개선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