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현대그룹 지주사
HD현대(267250)가 조선, 전력기기 자회사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신사옥 건설, 자회사 HD한국조선해양 지분 매입 등으로 증가했던 차입 부담이 점차 완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HD현대글로벌R&D센터(사진=HD현대)
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HD현대는 배당금 수익 등을 포함한 경상수익 2795억원을 거뒀다. 조선 및 전력기기 계열사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에 해당 계열사로부터 배당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배당을 다시 재개하며 1255억원을 HD현대에 지급했다. 또한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은 지난 2024년 배당금을 607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올해는 670억원(2025년 지급)으로 늘렸다. 아울러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배당금을 282억원에서 567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다만, 지난해까지 HD현대 배당금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HD현대오일뱅크 배당금은 올해 없었다. 지난해 HD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에 배당금 236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HD현대 산하 조선 및 전력기기 계열사는 실적 개선세가 진행 중이다. 조선 사업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매출이 구성된 덕분이다. 아울러 친환경 선박 엔진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향후 HD현대의 배당금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HD현대 배당 수익은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HD현대는 HD현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어 매년 400억원 이상 상표권 등 수익이 들어오고 있고, 임대 수익도 매년 600억원 이상 발생하고 있어 배당 수입 외에도 수입 다각화 체제가 구축됐다.
반면 차입금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HD현대 총차입금은 별도기준 2조9803억원(2025년 1분기 기준)이다. 지난 2023년 3조297억원으로 총차입금 규모가 정점을 찍은 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2년 HD현대 글로벌 R&D센터 완공 및 한국조선해양 지분 매입 등에 따라 차입금이 늘어났었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HD현대는 차입금 부담을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꾸준한 배당금을 바탕으로 HD현대는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을 52%로 줄였다.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022년(56.4%) 대비 4.4%포인트 하락했다.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이 있지만 유동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HD현대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3억원으로 단기 차입금(1조1649억원)을 크게 밑돌지만 차환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일부 단기 차입금은 상환하고 나머지는 차환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HD현대가 그룹 지주사로서 대외 신인도 등을 고려하면 단기 차입금 차환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1분기 기준 보유 계열사 지분의 장부 가치가 8조2000억원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자금 조달 여력도 존재한다. HD현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담보로 제공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HD현대는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에 따라 보유 지분가치에 기반한 재무적 융통성이 제고된 상태이며, 이에 기반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