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B2C에서 B2B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 중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 IMM PE는 B2C 업종에 지분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코로나19와 신시장 수익성 등으로 기대했던 실적을 내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년부터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사진=연합뉴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M투자그룹의 IMM PE 하나투어 지분에 대한 매각 주관사 선정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IMM PE의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4호'가 세운 특수목적법인 하모니아 1호의 지분 16.68%,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과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4.48%)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다.
하나투어 측은 공시를 통해 "여행시장이 회복과 함께 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도 "IMM과 2대 주주인 기존 주주 간 합의가 이뤄질 예정으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IMM PE는 2019년 말 1289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하나투어(039130)의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인수 당시 신주 주가는 주당 5만8000원이었지만 인수 직후 코로나19 발발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주가도 인수가에 한참 못미치는 3만원 후반까지 하락했다.
저금리로 인한 증시 활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1년부터 2022년 초반까지 하나투어의 주가는 9만원 초반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업계 회복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하나투어 이외에도 반려동물 쇼핑몰 업체 펫프렌즈 경영권 매각도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지난해 말부터 펫프렌즈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현재 주관사 후보들이 펫프렌즈 실사를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IMM PE는
GS리테일(007070)과 지난 2021년 7월 펫프렌즈를 인수했다. IMM PE가 지분 65.8%, GS리테일이 지분 30.0%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 당시 IMM PE와 GS리테일은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하던 구주를 인수하는 데 1000억원, 신규 유상증자에 5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투입했다. IMM PE는 로즈골드 4호를 통해 1175억원을 조달했고, GS리테일은 32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펫프렌즈의 매각 이유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수익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펫프렌즈는 인수 당시인 2021년부터 610억원, 2022년엔 864억원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103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1년 114억원, 2022년과 2023년 각각 154억원으로 늘어났다.
B2B 업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결과적으로 IMM PE의 B2C 업종 투자는 IMM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IMM PE는 기존 B2C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리를 진행하는 대신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B2B 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효성화학은 특수가스사업부 소수지분 인수를 위한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를 발표했다. 후보에는 △글랜우드크레딧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IMM인베스트먼트 △IMM크레딧솔루션 등을 포함한 6곳이 이름을 올렸다. 주관사는 UBS와 KDB산업은행이다. 한달여 실사한 뒤 이르면 상반기 중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IMM PE는 이에 앞서 최근 탱크터미널 운영사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지난 1월 IMM PE는 맥쿼리PE와 3000억원 규모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자금은 1차 클로징을 마친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5호'를 활용해 마련할 계획으로 지난해부터 2조6000억원을 목표로 조성 중인 해당 펀드에는 지금까지 약 1조5000억원 상당의 자금이 모였다.
UTK는 2022년 매출 433억원, 영업이익 139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A) 242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알짜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IMM PE는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등 액체화물 저장시설을 운영하는 UTK에 대해 인수 설비투자와 유사 기업을 추가 인수해 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IMM PE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 헬스케어와 반도체 연관산업 등 성장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진입장벽이 높고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