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유증 연기해 자금 조달 차질…자산 팔아 차입금 마련유증 못하면 차입금 상환 불가능해 담보 주식 반대매매 예상지난해 영풍제지 주식 반대매매 이어 추가 반대매매 가능성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양금속(009190)이 세 차례나 유상증자를 연기하며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양금속은 지난해 11월 차입금 상환을 위해 100억원을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상환 대상 부채는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주식담보대출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양금속은 현재 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빠듯하게 자금을 마련하는 가운데 유상증자가 지연될 경우 담보로 제공한
영풍제지(006740) 지분이 반대매매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매매가 실행될 경우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인수 1년 만에 영풍제지 지분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대양금속이 2022년 인수한 영풍제지(사진=영풍제지)
세 차례나 지연된 유상증자 일정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양금속은 유상증자 납입일을 연기했다. 당초 납입일은 지난해 11월17일에서 11월24일, 12월15일에 이어 세 번째 연기다. 유상증자 규모는 100억원으로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한다. 제3자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가 진행된다.
별다른 이유없이 유상증자가 늦춰지는 까닭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대양금속은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발행가를 밑도는 대양금속 주가가 문제라는 말과 유상증자 참가자들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말도 돌고 있다.
대양금속이 지난해 11월17일 최초 납입일로부터 6개월 이상 납입일을 연기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오는 5월17일까지 유상증자 납입일을 확정해야 원활하게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수 있다.
대양금속의 지난해 3분기 차입금의존도는 36.4%다. 영풍제지 인수 당시인 2022년말(39.5%)보다 줄어들었지만 이는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된 탓이 크다. 전환사채를 제외한 차입금 규모는 1283억원에서 1395억원으로 8.7% 늘었다. 차입금 증가의 원인은 영풍제지 인수자금 마련 때문이다.
대양금속은 자체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이에 유상증자를 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대양금속은 보유 현금성자산보다 차입금 규모가 큰 상황이다. 아울러 순이익 적자(179억원) 상태라 자산을 매각해 차입금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양금속의 단기차입금은 512억원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509억원을 넘어섰다.
대양금속의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91억원 흑자를 보였는데 금융상품 처분(569억원), 장기금융상품 처분(93억원), 투자 부동산 처분(55억원), 대여금 회수(562억원) 등이 흑자 원인이다. 동시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92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 상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담보대출 만기 도래해 지배권 상실 가능성
문제는 유상증자가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는 5월 농협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대양금속에 대출해준 단기차입금 100억원과 200억원이 상환 예정이다. 대양금속은 각각의 차입금에 영풍제지 지분 166만6667주, 832만5000주를 담보로 걸었다. 지난해 4분기 대양금속 보유 영풍제지 지분이 대량으로 반대매매될 당시 농협은행과 대구은행의 주식담보대출은 반대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차입금액과 담보 규모를 고려하면 농협은행이 평가한 영풍제지 지분 1주의 가치는 6000원으로 계산된다. 대구은행의 경우 2400원 수준이다. 대양금속이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가 실행된다.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재원이 조달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가 다시 재현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반대매매 당시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지분율은 45%에서 16.76%로 대폭 줄었다. 대양금속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제지 지분은 지난해 4분기 기준 779만1825주만 남았다. 여기에 두 은행이 반대매매를 실시할 경우 대양금속은 영풍제지의 지배권을 잃게 될 수 있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인수 당시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연결 매출이 적자로 전환하며 오히려 시너지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대양금속의 토지, 건물, 기계장치에 담보가 276억원이 걸려 있고 영풍제지의 토지, 건물, 보유 부동산에도 724억원의 담보가 걸려 있어 추가 담보를 통한 차입금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재원 마련에 대한 대양금속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따라서 유상증자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대양금속 측에 향후 유상증자 일정이 공개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