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JYP Ent.(035900)(이하 JYP엔터)가 스트레이키즈, 트와이스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행보에 힘입어 최근 3년간 국내외 실적이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특히 음반 사업과 콘서트 사업을 통한 매출이 크게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다시 시작할지 관심이 쏠린다. JYP 엔터는 2년 전 두나무와 블록체인 관련 협업을 진행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이하 YG엔터)와 손잡고 합작법인 ‘넥스트웨이브코퍼레이션’을 설립하는 등 다시 블록체인 사업 강화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스트레이키즈·트와이스 덕 국내외 매출 성장세 지속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YP엔터는 지난해 3분기 매출 4094억원을 기록해 2022년 3분기 누적 2307억원 대비 77% 오른 실적을 기록했다. 음반사업으로만 놓고 봐도 매출은 689억원에서 1101억원으로 늘었다. 콘서트 부문은 203억원에서 330억원으로 62.56% 증가했다.
음반 사업 부문은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넘어가면서 1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최근 JYP엔터 매출은 상당 부분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등 전세계에서 활약한 것이 주요했다. 2023년에는 정규 3집 앨범 ‘파이브스타(5-STAR)’가 미국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앨범 다음으로 두 번째로 제일 많이 팔린 음반에 올랐다. K팝 아티스트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콘서트 부문의 경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 활동이 뜸했지만,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면 콘서트가 재개되면서 2022년에는 매출 16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콘서트 매출은 2362억원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매출을 뛰어 넘었다. 스트레이키즈가 지난해만 ‘매니악(MANIAC)’ 월드 투어를 통해 일본, 북미 등지에서 30여건 팬미팅 및 콘서트를 연 덕분이다. 기존 3세대 걸그룹 강자인 트와이스도 지난해 ‘레디 투 비(READY TO BE)’ 월드투어로 30여건이 넘는 콘서트 및 팬미팅을 수행했다.
무엇보다 JYP엔터 국내와 해외 양쪽에서 고른 매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수출 매출은 2020년 715억원 2022년 1650억원으로 130% 성장했는데 내수 매출은 2020년 729억원에서 2022년 1808억원으로 148% 더 크게 성장했다.
JYP엔터는 올해에도 기존 그룹들의 활발한 활동과 함께 신입 4개 그룹 데뷔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는 미국 걸그룹 비춰(VCHA)를 비롯해 일본 현지형 보이그룹 넥스지(NexG), 중국 보이그룹 프로젝트씨(Project C), 한국 보이그룹 ‘라우드프로젝트’가 새롭게 데뷔해 글로벌 행보를 넓혀갈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앨범 공동구매가 감소하면서 최근 판매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8일 발매된 잇지(ITZY) 미니 8집 <BORN TO BE> 초동 판매량은 약 32만장으로 전작 82만장보다 61% 급감했다. 지난 15일 선보인 엔믹스 신보는 1일차 판매량은 13만장으로 전작(72만장) 대비 부진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트레이키즈 (사진=JYP)
블록체인 사업투자·벤처캐피탈 설립으로 시너지 효과 주목
JYP엔터는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엔터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분야로 블록체인 사업을 점찍고 투자처를 확대하고 있다. 벤처캐피털(VC) 자회사 JYP파트너스까지 설립해 최근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인가 신청까지 진행 중이지만 아직 블록체인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2020년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버제트에 5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2021년 6월 팬덤 플랫폼 디어유에 214억원, 같은 해 11월 콘텐츠 솔루션 기업 포바이포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디어유는 당기순이익 164억원을 기록한 반면 네이버제트와 포바이포는 각각 129억원, 81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또한 지난 2021년 가상자산 원화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함께 K팝을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지만 무산됐다. 두나무는 JYP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최대 주주인 박진영씨로부터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 방식으로 88만7450주(2.5%)를 366억원에 구입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으나 JYP엔터와는 당분간 협력 관계만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JYP엔터는 지난해 2월 YG엔터와 손잡고 다시 한 번 블록체인 관련 사업 육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특허청에 ‘넥스트웨이브코퍼레이션(Nextwavecorp)’를 비롯한 상표를 5종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JYP엔터가 넥스트웨이브코퍼레이션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토마토>는 블록체인 사업 확장과 관련해 JYP엔터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