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완 야심작 '상하농원', 적자 지속…매일홀딩스 수혈만 커진다
상하농어촌테마공원·상하낙농개발 등 개장 후 적자 고착화
차입금·유증으로 자금수혈 지속…상환은 '답보'
유업계 침체로 '본진' 매일유업도 영업현금 감소세
공개 2025-12-0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17:1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매일홀딩스(005990)가 지속적으로 자금 수혈 중인 자회사 ‘상하’ 법인들이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가공·유통, 관광·체험 등을 합쳐 고부가가치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지만, 결손금이 불어나고 있다. 지역경기 침체, 코로나 쇼크 등이 겹친 탓이다. 더구나 유업계 둔화로 '본진'인 매일유업(267980)도 영업현금이 줄어들고 있어, 매일홀딩스의 자금 조달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상하농원)
 
6차 산업 지향하며 야심차게 출발한 ‘상하’ 시리즈…적자 지속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홀딩스는 총 12개의 종속기업을 보유 중이다. 이중 상하농어촌테마공원·상하낙농개발은 매일유업이 준비한 6차 산업 모델이다. 6차 산업은 농촌 자원(1차 산업)과 농산물 가공·외식·유통·관광(2·3차 산업)을 융합한 산업 형태로, 실제 상하 법인들이 모여 있는 상하농원에서는 농산물 생산부터 가공·관광·체험 등이 모두 이뤄지고 있다. 
 
상하농원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상하농어촌테마공원은 부동산 임대업·테마공원 사업·농축산 체험학습장 운영·농산물 판매 등의 사업을, 상하낙농개발은 축산물사료의 제조·판매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전북 고창군(상하면 상하농원길)에 함께 위치한다.
 
상하농원은 '낙농보국'이라는 매일유업 창업주 고(故) 김복용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지어졌다. 이후 김정완 회장이 농촌의 가치와 지역 상생을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로 2016년 상하농원을 열었다. 제조·가공·유통을 넘어 숙박, 수목원까지 고부가가치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였지만, 상하농원을 포함한 '상하' 법인들은 코로나 쇼크, 지역경기 침체 등으로 개장 이후 연일 적자를 내고 있다.
  
상하농어촌테마공원은 지난 2020년(감사받지 않은 재무제표 기준) 77억원, 2021년 318억원, 2022년 3200만원, 2023년 40억원, 2024년 40억원의 당기순손실 기록했다. 상하낙농개발의 당기순손실은 2022년 7억원, 2023년 21억원, 2024년 9억원이다.
 
비용이 수익보다 많아 발생하는 적자인 ‘결손금’도 증가세다. 상하농어촌테마공원 결손금은 2023년 275억원, 지난해 314억원으로 늘어났다. 상하낙농개발도 2023년 31억원, 지난해 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상하농원이 자체 수익성을 끌어 올려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매일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하농원은 로컬과 협력해 개발한 워케이션 프로그램이나 취업 연계 실습 과정과 같은 차별화된 교육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으며, 지역 특산물 기반의 상품 및 상하농원 공방 제품 개발과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회사 수혈로 ‘버티기’…유업계 침체에 부담 가중
 
‘상하’ 법인이 자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자 모회사인 매일홀딩스는 지속 '수혈’ 중이다.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5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상하농어촌테마공원에 자금을 지원했다. 상하낙농개발에는 2022년 40억원, 2023년 5억원 등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대여했다.
 
그러나 상하낙농개발의 경우 매일홀딩스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상환이 힘겨운 모습이다. 지난해 상하낙농개발 감사보고서 상 매일홀딩스에 빌린 단기차입금은 총 49억원으로 계상됐다. 앞서 모회사(매일홀딩스)에서 빌린 차입금이 상환되지 않은 상태다. 대부분 만기가 연장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하낙농개발의) 단기차입금은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해 만기 연장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본진’인 매일유업은 유업계 침체기를 겪고 있다. 회사는 식물성 음료인 대체유 라인업 확장, 외식 브랜드 강화, 성인 영양식 시장 확대, 특수 의료용 식품 분야 통합으로 시니어 시장 성장동력 확보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영업현금은 줄어들고 있다. 매일유업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65억원) 대비 20.55% 줄었다. 본진의 본업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매일홀딩스가 언제까지 ‘상하’ 법인들에 자금수혈을 지속할지 관심이 쏠린다.
 
매일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하’ 법인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 “상하농원(‘상하’ 법인)의 자체적인 자구방안을 우선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매일유업은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상하 농원의 청정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매일유업 제품 마케팅에 활용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상하농원은 지역 상생이 기업의 수익성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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