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본업 흔들려도 배당은 '착착'…오너 챙기기 논란
매출 부진에 실적 하락세…영업현금도 적자 전환
지난해 164억원 배당 이어 올해 3분기 103억원
오너일가 지분 약 50%로 배당금 절반 수익
공개 2025-12-0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3일 17: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경남지역 소주회사 무학(033920) 실적이 하락하며 영업현금도 적자로 돌아섰지만, 분기배당을 감행하고 있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50%가 넘는 회사는 지난해부터 최대 164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이어왔다. 내수부진과 지역소주 업계 불황이 겹치며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무학이 언제까지 이러한 배당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무학 홈페이지)
 
국내 치중된 수익구조…실적 내리막, 영업현금 ‘적자전환’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0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149억원) 대비 5.13%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7억원)에 비해 31.5% 감소했다. 앞서 회사는 올해 들어 꾸준히 실적이 하락해왔다.
 
연속된 외형 축소 요인은 내수 부진 등으로 매출이 부진한 탓이 컸다. 지난해 3분기 1117억원이던 희석식 소주를 포함한 전체 제품 매출은 올해 동기 1051억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회사는 국내 매출액 비율이 90%에 육박하는데, 올해 3분기 내수 매출(944억원)은 지난해보다 3% 떨어졌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회사는 해외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진하다. 회사의 지난해 3분기 수출 제품 매출액은 143억원에서 올해 107억원으로 감소했다.
 
본업 부진은 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도 영향을 줬다. 무학의 올해 3분기 OCF는 마이너스 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0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OCF는 기업의 핵심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의 유출입으로, 해당 지표가 마이너스면 본업으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영업현금 항목에서는 환율 리스크가 두드러졌다. 무학은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동기 외화환산손실은 7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회사의 외화환산이익은 올해 3분기 마이너스 3600만원을 기록해 이익은 거두지 못했다.
 
일부 운전자본으로 인한 현금유출 규모도 커졌다. 현금흐름표에서 매입채무로 인한 현금 감소 항목은 지난해 3분기 10억원에서 올해 동기 18억원으로 늘어났다. 재고자산 감소 항목도 지난해 10억원에서 올해 마이너스 5억원을 나타냈다.
 
전체 현금성자산도 지난해 말 2433억원에서 올해 3분기 202억원으로 급감했다. 무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장기금융상품으로 ELS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차년도 ELS 운영 계획을 검토해 ELS 가입구조를 계획 수립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연말에 상환 ELS은 1개월 정도 현금성자산에 가입한 후 다음해 1월에 계획했던 ELS를 재가입하는 구조다”며 “따라 연말에 현금성자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다음 연도 초에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CF 감소했지만 배당 정책 지속…오너일가 지분 50.8%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서자 배당에 영향을 주는 잉여현금흐름(FCF)에도 영향을 줬다. 회사의 FCF는 지난해 3분기 10억원에서 올해 마이너스 9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 등을 뺀 항목으로 배당 등에 활용된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100억원이 넘는 배당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배당금은 지난해 162억원, 올해 3분기 103억원으로 책정됐다. 배당금액은 전년도 실적을 기반으로 결정되는데, 올해 상반기부터는 실적이 하락세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 10월 29일 분기배당 형식으로 34억원 규모의 보통주식 130주를 현금·현물배당 결정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무학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약 50%(최재호 대표 34.78%, 배우자 이지수 씨 0.98%, 아들 최낙준 씨 15.04%)다. 배당금액 중 과반이 모두 오너일가에 흘러 들어가는 구조인 것이다. 실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분기배당을 진행하는 것은 재무 부담 우려를 낳을 수 있다. 본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줄어들어 기존 현금으로만 배당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학 관계자는 <IB토마토>의 통화에서 “현재 평균 영업이익 120억원에서 180억원 정도며, 영업외수익까지 포함하면 배당을 위한 자금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투자를 줄이거나, 부채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사는 주주의 이익 실현이 최우선 목표다. 그 정책의 일환으로 분기 배당과 기말배당으로 주당 배당금을 증액했고, 이 계획은 계속적으로 실현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에 맞물려 정부의 고배당 회사에 대한 배당금 분리과세 제도가 곧 현실화되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으로 환원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측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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