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업계서 디지털 보험사들이 활발하게 영업을 펼치고 있지만 보험영업 구조의 특성상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아직은 자동차나 미니 보험 상품 위주이고 출범이나 전환이 비교적 초기 단계여서 시장 지배력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적에 앞서 성장성과 구조적 개편 방향이 강조되는 시기이다. 이에 <IB토마토>는 디지털 보험사 보험영업 구조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하나손해보험(하나손보)과 캐롯손해보험(캐롯손보)이 서로 다른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나손보가 장기보험으로 영업구조를 다변화한 상태라면 캐롯손보는 자사 주력 상품이 있는 자동차보험에 집중한다. 하나손보는 포트폴리오 개편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방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히며, 캐롯손보는 외형 성장을 지속하는 것이 목표로 언급된다.
장기보험으로 다각화 한 하나손보…자동차보험 집중한 캐롯손보
8일 손해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하나손보는 올 상반기 기준 수입보험료가 총 2961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일반보험 220억원(7.4%) △자동차보험 1747억원(59.0%) △장기보험 994억원(33.6%)으로 확인된다. 일반보험은 △종합(67억원) △상해(56억원) △책임(36억원) △해상(17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대형 보험사들의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구성과 비율은 대략적으로 장기보험 60%, 자동차보험 30%, 일반보험 10% 수준에서 형성된다. 하나손보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과반이나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으로 영업 구조를 다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손보사 가운데 장기보험 영역에 진출해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는 곳은 사실상 하나손보뿐이다. 하나손보는 과거 자동차보험사로 출범한 뒤 손해보험 전 종목 사업허가를 취득하고
하나금융지주(08679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디지털 보험사로 전환했기 때문에 영업구조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발주자인 캐롯손보는 상대적으로 최근(2019년 5월)에 설립됐으며, 주요 영업 목적도 자동차보험과 화재보험 판매에 두고 있다. 캐롯손보는 올 상반기 기준 수입보험료가 2002억원이며 이 가운데 84%(1692억원)가 자동차보험이다. 나머지는 일반보험으로 기타특종이 162억원, 상해가 147억원이다.
캐롯손보는 특히
한화손해보험(000370)(한화손보) 자회사(지분율 54.63%)로서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수입보험료 기준 보험영업 구조가 장기보험(비중 78.0%) 중심으로 이뤄졌다. 자동차보험은 11.4% 수준이며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낸다.
캐롯손보의 핵심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일반적인 차보험 구조와 달리 주행한 만큼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합리성을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 중이다. 퍼마일은 상품 출시 2년 만에 누적 가입건수 138만건을 넘어 고속 성장했으며, 재가입률도 지난 8월 기준 91.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은 높은 손해율 탓에 적자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대형 손해보험사 네 곳에서 85.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중소형사 보험사들이 경쟁력을 선보이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캐롯손보는 차별화된 혁신 상품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고, 보험료 수익으로 외형 성장을 빠르게 이뤘다는 점에서 보험업계 내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손해율 높은 차보험 구조에 실적 부진…포트폴리오 개편 잰걸음
하나손보는 자동차보험과 함께 장기보험까지 다루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지만 순이익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그동안 순이익 추이가 2017년 59억원 흑자 이후 △2018년 –105억원 △2019년 –445억원 △2020년 –68억원 △2021년 170억원 △2022년 –689억원으로 나타난다. 올 상반기 새 회계기준 IFRS17 체계서는 –180억원으로 확인된다.
장기보험에서 인보험 중심으로 보장성보험을 확대하고 있지만 자동차보험 비중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올해 1분기 107.9%, 2분기 106.1%로 100%를 넘어서면서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하나손보, 캐롯손보 각 사)
현재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비 부담 증가 등 손실 규모를 방어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평가된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소형 보험사는 대형사보다 사고나 손해율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보상 부문에서 손해율을 관리 중이나 쉽지 않다"라면서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동차보험 비중은 절반 이하로 조정하려고 하고 있다. 작년부터 장기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캐롯손보 역시 순이익 실적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구체적 손실 규모와 추이는 △2019년(5월~) -91억원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795억원으로 나타난다. 다만 올해 상반기 IFRS17을 적용한 순이익은 –16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크게 개선됐다.
캐롯손보는 보험서비스비용 관련 효율성을 높이고, 보험료수익 확대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퍼마일 상품으로 수입보험료가 늘고 있지만 빠져나가는 보험금 규모도 불어나고 있어서다. 최근 보험금 내역은 2021년 1048억원, 2022년 2304억원, 올 상반기 1461억원이다.
같은 기간 손해율이 103.4%에서 94.2%로 크게 떨어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재 캐롯손보는 손해율과 효율성 관리를 위해 보상부 점포를 올 상반기 기준 11개까지 늘린 상태다. 외형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는 퍼마일 상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되 일반보험에서 여행보험이나 운전자보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규모의 경제가 나와야 고도의 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는 퍼마일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라면서 "그 다음으로 매출이 나는 보험이 여행자보험이고, 운전자보험은 퍼마일과 연계하는 전략으로 상품을 판매 중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