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캐피탈사의 부동산금융 만기가 올해 대거 몰리면서 관련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는 브릿지론 규모도 크고 자기자본 대비 부담도 높아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힌다.
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캐피탈사의 부동산금융 자산 만기(지난해 9월 기준) 비중은 본PF가 33%, 브릿지론이 88%로 나타난다. 내년에는 본PF와 브릿지론 각각 30%, 9%이며 나머지는 그 이후 도래한다.
신용등급별로 살펴보면 AA-급 캐피탈사는 올해 본PF 만기도래 비중이 28%이며 A급 이하는 44%다. 브릿지론은 각각 82%, 92%로 확인된다.
본PF는 상환 기간이 1~3년 동안 비교적 장기에 걸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반면 브릿지론은 약 90%가 1년 이내에 집중된 상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특히 본PF는 준공 이후에 재구조화나 금융 여건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단기적 관점에서는 실질적 부실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반면 브릿지론은 본PF 전환 여부로 인한 부실화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캐피탈사의 자산건전성과 실질 유동성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브릿지론이 꼽히는 이유다. 브릿지론은 개발 단계인 만큼 자체적인 위험 수준이 본PF보다 높고 대출 변제순위에 기반한 회수 가능성 역시 비교적 미흡하다.
캐피탈사는 신용등급에 따라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부담 수준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AA-급에서는 평균 수준(0.9배)에 수렴하는 모습을 띤다.
A급 이하는 영업자산에서 부동산금융 자산의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가 다수 포함되면서 등급 내에서도 격차가 크게 나온다. 한국투자캐피탈과 오케이캐피탈, 키움캐피탈, 메리츠캐피탈, DB캐피탈, 웰컴캐피탈 등이 그 예다.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 중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부담이 높은 상위 5개사의 평균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은 1.4배며, 평균 규모는 8600억원 수준이다. A급 이하 평균이 4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준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브릿지론의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는데, 보유하고 있는 브릿지론의 질적 구성이 양호한 경우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를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당 평균 대출 규모가 크거나 변제순위가 후순위인 경우, 지역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벗어난 사업은 질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부담이 큰 캐피탈사는 거액의 부실화가 발생할 경우 유동성 대응이 어려워지고 자산건전성 역시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금융 비중을 크게 확대했던 캐피탈사들의 리스크는 금융권 내에서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와 신용도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A급 이하에서는 브릿지론 부담 수준에 따라 각 업체별 건전성 차별화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수익성과 자본완충력의 확보가 미흡하다면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