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현 기자]
동국제강(001230) 기업신용등급(ICR)이 ‘긍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우호적인 업황 속 영업실적이 개선하는 등 회사가 올해 순풍을 탈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서다. 다만, 관계사에 대한 지원 부담 가능성이 내재했다고 복수 신용평가사들은 지적했다.
26일
한국기업평가(034950), 나이스신용평가는 동국제강 ICR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재평가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매출액(5조원)은 2019년 대비 8% 줄었지만, 영업이익(2947억원)이 무려 79% 늘었다. 순이익은 695억원으로, 마이너스(-) 기조를 벗어났다.
올 1분기 성적표도 합격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 1~3월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1조3958억원, 1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95% 증가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완화 추세와 최근 중국 철강재 수출 물량 관련 증치세 환급 중단 등을 감안할 때, 우수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짚어볼 건 브라질 소재 관계사 CSP 법인이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공을 들인 이곳은 2016년 준공한 일관제철소로, 지분율 30%를 동국제강이 보유 중이다. 동국제강은 CSP를 관계사로 분류, 지분법을 적용해 실적에 반영한다. CSP는 브라질 헤알화 강세에 따른 외환환산이익을 통해 2016년 순이익 90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고꾸라졌다. CSP 순손실은 2017~2019년 순서대로 5780억원, 5436억원, 4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6234억원)까지 합하면 누적 손실만 2조원을 웃돈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또, 유동비율 47%가량인 점을 고려할 때 타인자본 상환 대응력은 ‘제로(0)’다.
1~3월 CSP 영업이익은 1541억원으로, 2016년 설립 후 역대 최대치를 시현했다. 1분기 지분법 손실 393억원을 인식했지만, 2020년 같은 기간(1090억원)과 비교해보면 적자 폭을 좁히는 데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낙관하긴 이르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급보증과 추가 출자 등 CSP 지원과 관련한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CSP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3837억원(한도)의 신디케이션론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1분기 기준 관련 차입금 규모는 2686억원이다. 또, 주주 간 협약에 따라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규모는 원화환산 기준으로 8623억원에 달한다.
이영규 연구원은 “헤알화 가치 하락 등 영향으로 자본잠식의 재무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추가적인 출자·지급보증 부담 등 관련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