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의 첫 단독 블라인드펀드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 가운데 이투마스와 SK에코플랜트에서 수익을 올리며 선방한 데 이어 아이케이(IK)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2차전지 포트폴리오는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 기업공개(IPO) 지연이 겹치면서 전체 펀드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음PE가 운용하는 '이음넥스트스테이지 1호'의 주요 투자처는 이투마스와 SK에코플랜트, 아이케이(IK), WIK그룹,
지아이텍(382480),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액트온 등이다. 이 가운데 2022~2023년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경우 투자 후 3~4년이 지나면서 성과가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투자한 WIK그룹과 액트온을 제외하면 사실상 첫 블라인드펀드의 중간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에 접어든 셈이다.
(사진=이음PE 홈페이지 캡쳐)
이투마스·SK에코 회수에 이어 아이케이도 순항
이음넥스트스테이지 1호는 4220억원 규모로 2021년 말 결성됐다. 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노란우산공제회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현재까지 가장 뚜렷한 성과가 예상되는 곳은 이투마스다. 이투마스는 넥스트스테이지의 첫 투자처로 이음PE는 지난 2022년 구주와 신주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초기 투자금은 260억원이었고 이후 추가 투자 등을 포함해 약 300억원이 투입됐다.
이음PE는 현재
태웅로직스(124560) 측에 이투마스 지분을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웅로직스의 100% 자회사 태웅이커머스홀딩스는 지난달 이투마스 지분 74.92%를 651억7786만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오는 17일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이음PE의 회수금액은 약 571억원으로 투자원금 대비 약 1.9배에 달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 투자도 사실상 회수를 마쳤다. 이음PE는 2022년 SK에코플랜트 프리IPO 당시 넥스트스테이지 자금 840억원을 투입했다. 이음PE를 비롯한 FI들은 당시 구주와 전환우선주(CPS)에 총 8000억원을 투자했지만 당초 약속했던 IPO가 어려워지면서 올해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SK그룹이 FI 보유 지분을 총 1조500억원에 되사들이면서 전체 FI 기준 내부수익률(IRR)은 약 7% 수준으로 정리됐다.
아직 회수에 나서지 않은 자산 가운데서는 아이케이의 실적 흐름이 가장 안정적이다. 이음PE는 지난 2023년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아이케이 인수에 넥스트스테이지 자금 약 800억원을 투입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1850억원 규모였다.
아이케이는 2024년 매출 653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약 740억원 규모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며 금융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투자 이후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매각 과정에서 1호 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릴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지아이텍·에코프로 등 '2차 전지' 회수 부담 커져
지아이텍의 경우 현재 주가가 투자 당시 발행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음PE의 넥스트스테이지 1호와 1-1호는 2023년 지아이텍 전환우선주(CPS) 449만4383주를 약 200억원에 인수했다. 발행가격은 주당 4450원, 전환청구기간은 2028년 5월까지다.
그러나 지난 11일 종가 기준 지아이텍 주가는 1619원으로 발행가격의 36% 수준까지 내려왔다. 현재 주가를 단순 적용하면 시장가치는 70억원대에 그친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으로 전환가액도 발행가의 70%인 3115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에코프로비엠도 사실상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음PE는 2023년 에코프로비엠이 발행한 4400억원 규모 CB 가운데 1호와 1-1호를 통해 총 300억원을 인수했다. 당시 전환가액은 27만 5000원이었지만, 지난 11일 종가는 11만 300원으로 2배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추가 리픽싱도 어렵다. 현재 전환가액은 최초 전환가액의 75%로 조정 가능한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음PE는 만기수익률이 연복리 2.0%로 책정된 풋옵션 행사를 통해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차전지 업황 회복과 주가 상승을 겨냥했던 투자에서 연 2% 수준의 수익에 그칠 경우, 펀드 전체 수익률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당초 예정된 IPO 시점이 밀리면서 회수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음PE는 2023년 프리IPO에 참여해 약 257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4000억원을 유치하면서 약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 당시인 2022년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매출 4236억원, 영업이익 1427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리튬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이 크게 꺾였다. 2024년에는 영업손실이 1548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은 2104억원으로 전년 1285억원보다 회복됐고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투자 당시 실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IPO 일정도 늦어지면서 현재로서는 2027~2028년 이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 최근 편입한 WIK그룹과 액트온은 아직 투자 초기 단계다. 이음PE는 지난해 WIK그룹 인수에 약 510억원을 투입했고, 올해 액트온 인수에는 1호 잔여 재원 약 500억원과 2호 펀드 자금을 함께 투입했다. WIK그룹은 투자 후 1년 반가량, 액트온은 ㅌㅌ1년이 채 지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밸류업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선 넥스트스테이지 1호의 최종 성적이 이투마스와 SK에코플랜트에서 확보한 수익을 미회수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아이케이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높은 매각가를 확보하면 2차전지 투자 부진을 상쇄할 수 있지만, 지아이텍의 평가손이 현실화되고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회수가 장기화될 경우엔 1호 펀드의 최종 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IPO 시장이 과거처럼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주는 분위기가 아닌 데다, 전략적 투자자(SI)나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한 세컨더리 거래도 활발하지 않아 전반적인 회수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특히 성장산업에 투자한 자산은 실적 회복이 확인되지 않으면 상장이나 매각에 필요한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