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큐캐피탈파트너스가 18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초록뱀미디어(047820)의 경영권 지분 가치가 3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거래 재개를 이끌어내며 상장폐지 위험은 해소했지만, 드라마 편성 공백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주가는 인수가격의 6분의 1 수준까지 밀렸다. 큐캐피탈은 장내매수와 전환사채(CB) 인수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적 회복이 늦어지면서 투자금 회수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초록뱀미디어 본사 (사진=초록뱀미디어)
1800억 투자해 상폐 위기 해소…지분가치는 300억대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큐캐피탈이 조성한 2021큐씨피제15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큐씨피미디어홀딩스를 통해 초록뱀미디어 보통주 1281만7045주를 보유하고 있다.
큐캐피탈은 2024년 11월 씨티프라퍼티가 보유하던 초록뱀미디어 지분 39.33%를 180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약 1만8718원이다. 인수대금 가운데 1400억원은 2021큐씨피제15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충당했고 나머지는
유안타증권(003470)이 주선한 45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으로 마련했다. 당시 거래가격에는 상장 유지와 거래 재개 가능성을 반영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됐다.
인수 당시 초록뱀미디어는 전 경영진의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였다. 큐캐피탈은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존 경영진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비핵심자산을 정리하는 등 거래 재개를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2023년 6월부터 약 21개월간 이어진 거래정지를 지난해 4월 해제했다.
상장폐지 위험은 넘겼지만 주가는 인수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초록뱀미디어 주가는 3190원 안팎으로, 큐캐피탈의 최초 인수가격보다 약 83% 낮다. 처음 인수한 961만6975주의 시장가치는 약 307억원으로, 인수대금 1800억원보다 1493억원 줄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단순 시가 기준이지만 현재 주가로는 투자원금 회수가 어려운 수준이다.
큐캐피탈은 거래 재개 이후에도 장내에서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큐씨피미디어홀딩스의 보유주식은 인수 당시 961만6975주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81만7045주로 320만70주 증가했다. 지분율도 39.33%에서 52.41%로 높아졌다. 현재 전체 보유지분의 시장가치는 약 409억원 수준이다. 특히 올해 4~5월에는 주당 5000원대에서 장내매수를 집중하며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
드라마 편성 공백에 다시 적자…2300억 회수 '먼 길'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본업 정상화가 선행돼야 하지만 올해 실적은 다시 악화됐다. 초록뱀미디어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882억원보다 4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 흑자에서 13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순손실은 38억원에서 81억원으로 확대됐다.
방송프로그램 부문의 공백이 외형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방송프로그램 매출은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연간 방송프로그램 매출 434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신규 드라마 납품이 중단된 수준이다. 매니지먼트 매출도 소속 아티스트 활동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244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줄었다.
큐캐피탈의 투자금은 경영권 지분에 그치지 않는다. 초록뱀미디어는 지난해 3월 큐캐피탈 계열 펀드를 대상으로 11회차와 12회차 CB를 각각 200억원, 300억원씩 발행했다. 2021큐씨피제15호와 2024큐씨피17호를 통해 총 5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CB의 표면이자율은 4%, 만기수익률은 8%이며 전환가격은 5000원이다.
지금까지 투자금을 합산하면 큐캐피탈은 보통주와 CB를 합쳐 초록뱀미디어에 23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추가 장내매수 금액과 인수금융 이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투자 부담은 더 클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초록뱀미디어의 시가총액은 인수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올해 실적도 다시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장폐지 위험을 해소하고 거래를 재개시켰다는 점에서는 1차적인 구조조정 성과를 냈지만, 거래 재개가 곧바로 투자금 회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드라마 제작 실적을 회복하고 CB 자금을 활용한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인수 당시 지불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