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자통신, 150억 유증 밀렸는데…소액공모로 타법인 인수
150억원 유증 납입 연기…30억원 소액공모 추진
현금 10억원·영업현금 적자에도 타법인에 15억원
해외법인 손실·지급보증에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공개 2026-09-14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9일 19:5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서울전자통신(027040)이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 지연으로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자 30억원 규모의 소액공모에 나섰다. 수년간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보유 현금도 급감한 가운데, 조달 자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이 아닌 타법인 인수에 배정하면서 자금 운용의 우선순위에 의문이 제기된다. 기존 해외법인에 대한 대여금 손실과 지급보증 부담, 잇따른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까지 겹쳐 신규 사업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서울전자통신 홈페이지)
 
대규모 유증 밀리자 소액공모로 '급한 불'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전자통신은 지난 8월 결정한 3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사용 목적을 대거 손질했다. 당초 목적은 운영자금에 24억원, 채무상환자금에 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정정 공시에서 운영자금을 9억원가량으로 크게 줄이고, 나머지 15억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에 쓰기로 변경했다. 취득하려는 법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채무상환자금 액수는 그대로 유지한다.
 
시장에선 앞서 진행했던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이 밀리자 추가 소액공모로 급한 불을 끄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전자통신은 지난 6월 트리니티하트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124억원, 채무 상환 26억원이다. 그러나 기존 7월 29일이었던 대금 납입일은 3개월 뒤인 10월 29일로 연기됐다. 제3자배정 대상자도 씨씨지아이제2호투자조합에서 블랙타이거투자조합으로 변경됐다.
 
만일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블랙타이거투자조합이 서울전자통신의 최대주주로 변경될 예정이다. 그러나 블랙타이거투자조합은 올해 설립된 신설 조합으로 사실상 재무 능력이 불확실한 기업이다. 예로 지난해 6월 코스닥 상장사인 엑시온그룹이 '블랙타이거조합 1호'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2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했으나, 대금 납입일이 수차례 연기되며 결국 철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현금 9.5억인데 15억 신규 투자…차입금 만기도 부담
 
서울전자통신의 조달 자금 운용 순위에도 의문이 남는다. 차입금 상환 자금을 늘리는 게 아닌, 타법인 인수 자금에 새로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앞서 진행한 대규모 유상증자는 에스투비네트워크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2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이번 소액공모 유상증자 대금이 모두 납입되더라도 차입금 상환액은 6억원에 그쳐 14억원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이 차입금은 최대주주 다온인터내셔널 및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연대보증 책임을 제공받고 있다. 주석에 따르면 에스투비네트워크로부터 빌린 차입금 6억원과 20억원에 대해 각각 만기를 소액공모 자금 수령일과 지난달 31일 중 이른 날 및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과 이달 21일 중 이른 날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에스투비네트워크 외에도 신한은행으로부터 빌린 원화 차입금은 총 24억원 규모로, 역시 만기는 오는 12월로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유상증자 두 건 모두 합의일 전에 대금 납입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현금흐름으로도 차입금 상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수년간 영업적자 상태에 빠져 있다. 올해 별도 기준 6월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86% 감소한 1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유상증자 목적인 타법인 인수 대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억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따라서 만일 이번 유상증자도 원래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유동성 악화에도 타법인 인수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최근 중국 영유아·가족 유통 플랫폼 '하이즈왕'과의 전략적 업무협약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즈왕은 9800만명 이상의 회원과 중국 전역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이다. 서울전자통신은 이번 협약을 통해 중국 소비자 수요에 맞는 국내 우수 제품을 발굴·소싱해 하이즈왕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화장품·로봇 하드웨어·배터리 셀·생활용품·의약외품 등 10가지의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차입금 상환을 미루면서 신사업에 투자하기에는 본업과 무관한 제품 유통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전원 기기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서울전자통신은 트랜스포머와 스위칭 전원장치(SMPS) 등 전원 사업과 키오스크·전기자전거 등 주문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두 등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 하이즈왕은 지난 2018년 매일유업과 분유 등 유아용품 유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이후 별다른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해외 사업 부진에 경영권 불안까지
 
서울전자통신이 기존 해외 사업을 원활히 운영했던 것도 아니다. 현재 기업이 운영 중인 해외법인은 홍콩 법인(Seo Kyung(H.K.) Electronics Ltd.)과 말레이시아 법인(Seoul Electronics(M) SDN. BHD.), 베트남 법인(SET VINA Co., Ltd.) 등 총 세 곳이다.
 
이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베트남 법인은 흑자를 내고 있으나, 장·단기 대여금 약 38억5000만원을 전액 대손 처리하고 380만달러 규모의 지급보증도 제공한 상황이다. 대규모 대여금의 회수 불확실성과 지급보증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해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배구조마저 불안한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이 가능할지도 우려된다. 지난 5월 다온인터내셔널은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해 새롭게 최대주주로 등극했으나, 인수 대금을 전액 차입으로 마련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다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경영권에 또 다른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달 선임된 이재현 대표는 전 직장인 아크솔루션스가 제기한 임원 대여금 반환 및 손해배상 소송의 1심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전자통신 측에 유상증자 납입 계획과 타법인 지분 인수 목적 등을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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