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송혜림 기자]
메타랩스(090370)가 최대주주 특수관계자를 대상으로 6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이 자금을 자회사
메타케어(118000) 지분 취득에 투입한다. 표면상 목적은 메타케어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헬스케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다. 하지만 자금조달을 결정한 메타랩스 이사회에는 사외이사가 불참했고,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감사가 메타케어 임원·감사를 겸직하고 있어 계열사 간 자금 이동과 지분 거래의 독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메타랩스 홈페이지)
메타약품 자금으로 메타케어 지분 취득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타랩스는 지난 9일 기타특수관계자인 메타약품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240만주에 모집 자금은 총 60억원으로 계열사 메타케어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전액 사용한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메타케어도 동일하게 6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공시를 올렸다. 최대주주인 메타랩스를 대상으로 1주당 액면 가액 500원의 총 487만 8049주를 발행한다. 취득이 마무리되면 메타랩스의 메타케어 지분율은 공시 기준 51.15%로 올라서며 과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모집 자금은 모두 타법인 지분 취득에 사용된다. 메타케어 측은 '거래 상대방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관계사 지분인지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문제는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다. 메타랩스의 유상증자 납입일은 6월17일이고, 메타케어 주식 취득 예정일은 6월18일이다. 최대주주 특수관계자인 메타약품에서 메타랩스로 들어온 자금이 하루 뒤 메타케어 출자로 이어지는 셈이다. 메타랩스는 자체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이 발생한다.
메타랩스 측은 <IB토마토>에 "메타랩스가 자회사 메타케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메타케어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출자 구조"라면서 "이번 유상증자는 메타랩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최대주주 측의 신뢰와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메타랩스가 메타케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전에 메타약품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이유는 현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메타랩스의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합해도 47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유동부채는 9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3% 늘었고, 전체 차입금 580억원 중 유동성장기부채는 556억원(96%)에 달한다. 단기 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택한 셈이다.
관계사 지분 취득 및 사업지원에 현금 유출
메타케어가 인수하는 지분 대상도 주목된다. 현재 메타랩스는 자회사 4곳(메타에스앤씨·메타케어·메타프라임·모모랩스)을 두고 있다. 관계기업으로는 플란랩스와 테크랩스가 있고, 기타특수관계자는 23곳에 달한다.
메타케어는 지난 2024년 6월 메타랩스에 인수된 후로 메타그룹 내 관계사 지분을 조금씩 인수하고 있다. 같은 해에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기타 특수관계자인 다이트랩과 플란랩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메타랩스와 메타로보틱스 주식을 취득했다. 최근 2년간 본업인 의약품 유통과는 관련성이 적은 타법인 주식 취득에만 278억원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메타랩스 측은 <IB토마토>에 "타법인 지분 취득은 각 법인의 사업 목적, 재무 상황, 투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으로 결정된다"라며 "메타케어는 헬스케어 사업을 직접 영위하고 의료기관 대상 사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지분 취득 필요성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지난 2024년 9월과 11월에는 각각 '비덴트’와 '응'으로부터 부동산 지분을 취득하는 데 약 610억원을 사용했다. 메타케어는 부동산 지분 양수 목적에 대해 '헬스케어사업 인프라 확대'라고 명시해 놓았다.
부동산 취득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메타케어가 양수한 서울 강남구 건물(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66-10, 666-26, 666-33)과 대구 수성구 건물(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43-8번지) 모두 지분을 양수했던 시점에 '메타 타워'로 명칭이 변경됐다.
현재 서울 소재 건물에는 메타랩스의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된 '셀팅청담'과 다이트랩의 '다이트한의원'이 입주해 있다. 대구 소재 건물에도 '다이트한의원', '모모의원', '리팅성형외과' 등 기타 특수관계자의 영업장이 위치해 있다.
서울 소재 건물의 등기를 살펴보면, 기존 소유주인 비덴트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날에 메타랩스의 특수관계인(지분율 9.07%)로 추정되는 '이종우씨'와 소유권을 나누어 공동 소유 상태(이종우는 전체 지분 10000분의 5014, 메타케어는 4986)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메타랩스의 지분 40.15%를 보유한 최대주주 위버랩스의 발행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메타랩스 측은 <IB토마토>에 "메타랩스, 메타케어의 기타 특수관계자 산하 영업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메타케어의 부동산 취득은 메타케어의 사업 목적, 자산 활용 가능성, 임대 안정성, 투자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진행된 사안으로 메타케어 고유 검토와 승인절차를 따랐다"라고 말했다.
재무부담도 크다. 메타케어가 계열사 지분 및 부동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금 곳간이 빠른 속도로 동이 나고 있다. 메타케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4년 301억원에서 지난해 16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3월 말에는 25억원으로 소폭 올랐는데 매각예정자산부채 78억원을 처분하면서 현금 유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동 부채는 64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5.1% 불어났다. 이 중 전체 67.2%를 차지하는 유동성 장기부채는 436억원으로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56.1%에서 31.7%로 하락했다.
본업 흐름도 뚜렷한 회복세라고 보기 어렵다. 올해 1분기 기준 메타케어의 의약품·메디컬·부동산개발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역성장했다. 다만 매출은 60억원에서 101억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8.2% 늘어났다. 외형 성장의 상당 부분은 지난해 메타랩스로부터 지분을 인수 받은 의료서비스컨설팅 업체 모모랩스의 실적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모모랩스의 탈모·모발이식 사업은 메타케어의 의약품·의료기기·의료소모품 공급 사업과 연계성이 높아 사업 간 시너지와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임원 겸직 구조…내부거래 견제 장치 '도마'
메타랩스와 메타케어, 모모랩스 간 거래가 반복되는 가운데 경영진 겸직 구조는 독립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하지성 메타랩스 대표는 메타케어 사내이사와 모모랩스 전 지역 지점 대표를 맡고 있다. 모모랩스는 지분이 메타케어에 넘겨질 당시 당기순손실에 매출 11억원, 자산총계 18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였다. 그러나 메타랩스는 58억원에 모모랩스의 지분 50.39%를 넘겼다.
이 밖에도 최홍수 사내이사는 메타케어 사내이사를, 허부경 감사는 메타케어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하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계열사 간 핵심 직책을 모두 겸임하고 있어 거버넌스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메타랩스의 60억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의에는 사외이사가 불참했다. 반면 메타케어 지분 취득 결의에는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위법은 아니지만 최대주주 특수관계자 대상 제3자배정 방식이고 기존 주주 희석을 수반하는 자금조달 단계에서 독립 이사의 검토가 빠졌다는 점은 절차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감사 겸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감사는 이사회와 경영진을 견제하고 회사와 주주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독립적 감시기구지만 양사 간 거래가 빈번한 상황에서 같은 감사가 모회사와 자회사 감사를 동시에 맡고 있다면, 내부거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메타랩스 측은 <IB토마토>에 "메타랩스와 메타케어 간 일부 임원 겸직은 연결대상 자회사로서 사업 이해도와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이 있다"라면서 "다만 각 법인은 별도 상장 법인 또는 독립 법인으로서 이사회, 감사, 내부 검토 절차 등 법적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 간 거래 또는 투자 의사결정은 각 회사의 이사회 결의, 공시 의무, 외부감사 및 내부통제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라면서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사안의 경우 관련 법령과 회사 내부통제 절차에 따라 거래 조건의 적정성, 사업적 필요성,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고 진행되고 있다. 회계감사 및 내부회계관리 등에 있어서도 문제 된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