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003600)가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앞서 자회사인 SK온이 전날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440억원 매수 주문을 받으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SK온은 당초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금리가 높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1000억원으로 발행 계획을 조정했는데도 흥행에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주사인 SK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흥행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SK)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최근 총 2500억원 규모의 제317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조달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해당 사채는 1500억원과 1000억원 등 두 차례 거쳐 발행될 예정이며 만기는 각각 3년물, 5년물이다. 수요예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과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수요예측에 적용되는 공모희망금리는 청약일 1일 전에 한국자산평가·키스자산평가·나이스피앤아이·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채권평가사 4곳에서 제공하는 SK 3년물과 5년물의 만기 수익률의 산술평균 –0.30%포인트~+0.30%포인트 가산한 이자율로 한다. SK의 3년 만기 회사채의 산술평균 수익률은 3.241%, 5년 만기 회사채의 산술평균 수익률은 3.446%다.
SK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될 수 있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 예정인 자금 2500억원 전액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만약 수요예측 흥행으로 발행액이 증액될 경우, 회사는 증액분 역시 전액 채무상환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상환 대상인 채무는 회사가 지난 9월 세 차례에 거쳐 조달한 기업어음으로 이자율은 2.64%~2.68%다. 3건의 기업어음의 만기는 모두 오는 12월이다.
(표=금융감독원)
SK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92조4133억원, 영업이익은 1조42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93조4783억원, 영업이익 2조6770억원 보다 각각 1.13%, 46.71%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가까이 감소하며 수익성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올 3분기 연결기준 SK의 부채비율은 약 150.63%로 지난해 말 167.76% 대비 17.13%포인트 감소하며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 등 대표주관사는 해당 증권보고서의 인수인 의견을 통해 “SK는 자회사로부터 안정적인 현금 유입과 자회사 지분가치, 그리고 SK그룹의 지주회사로서의 신인도를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증권보고서의 ‘투자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에 따르면 회사의 이자비용은 영업이익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까지 이자보상배율이 1.54배로 적정기준인 1배 이상을 기록했던 SK는 지난해 3분기 0.99배에서 같은 해 말 0.64배, 올 3분기에는 0.59배까지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이 1배 미만일 경우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의미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