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빗썸에 밀리나…예수부채 반토막에 점유율도 '급락'
매출성장률은 올 상반기 1.75%에 불과
8조 예수부채 반년 만에 반토막으로 급감
업비트, 빗썸과 점유율 격차 좁혀지며 위상 하락
공개 2025-09-1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7일 14: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두나무가 다소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예수부채가 줄며 자산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업계 점유율 2위인 빗썸과 격차가 좁혀지고 매출 성장률은 둔화됐다. 올해 상반기 예수부채는 4조원대로 반토막 나면서 단기금융상품을 비롯한 자산총계는 급감했다. 
 
(사진=두나무)
 
매출 성장률 '둔화'·점유율도 '축소'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 올해 상반기 매출은 801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7882억원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출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 1.75%에 불과해 지난해 상반기 60.34%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도 70.53%에 달했다.
 
두나무 매출의 대부분은 원화거래소 업비트를 비롯해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비상장 등 거래 플랫폼 매출로부터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거래 플랫폼 매출은 787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770억원보다 1.34% 증가했다. 다만, 전체 매출에서 거래 플랫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98.59%에서 올해 상반기 98.19%로 다소 감소했다.
 
업비트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2위와 격차는 좁혀졌다.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원화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가 64.41%로 1위를 차지했고, 빗썸이 33.78%로 추격하고 있다. 업비트는 한때 점유율이 90%에 달했지만, 빗썸이 올해 들어 30~4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격차는 줄고 있다.
 
빗썸은 올해 초 점유율이 20%대에 머물렀지만, 지난 5월 39.48%로 오르더니 7월에는 점유율이 40.57%에 달하기도 했다. 빗썸은 최근 공격적인 신규 코인 상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9일 빗썸이 월드코인을 상장하고 밤 10시 반 경 점유율은 44.60%까지 급등했다. 업비트도 당일 저녁 월드코인을 상장했지만, 같은 날 밤 10시 경 업비트 점유율은 52.64%를 기록하며 격차는 10% 이내로 축소된 바 있다. 
 
글로벌 거래소 순위에서도 업비트는 이전 같은 위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제로엑스스코프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2023년 현물 암호화폐 거래량 기준으로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2위 거래소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17일 오전 11시 기준 코인게코에서 업비트 24시간 거래량은 약 19억달러로 암호화폐 거래소 순위는 30위권에 머물러 있다.
 
두나무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62.7%로 지난해 상반기 60.74%와 비교해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경쟁 심화로 광고선전비가 크게 늘면서다. 광고선전비는 올해 상반기 191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4억원에서 67.79% 증가했다. 
 
 
 
예수부채 반토막에 자산총계 '급감'
 
두나무는 예수부채가 올해 상반기 4조원대로 반토막남에 따라 고객예치금이 줄면서 자산 규모도 축소됐다. 두나무는 고객예치금을 기타금융상품으로 대체한 가운데 현금및현금성자산도 줄어들며 자산총계는 올해 상반기 11조원대로 지난해 말 15조원대에서 4조원 가량 급감했다.
 
두나무가 보유한 예수부채는 올해 상반기 4조3608억원으로 지난해 말 8조532억원에서 3조6920억원(45.85%) 감소했다. 예수부채는 고객이 업비트 거래를 위해 임시로 맡겨 둔 금액이다. 고객이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에 위탁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와 관련된 금액으로 부채로 인식된다.
 
이에 예수부채 감소는 고객예치금 감소로도 이어진다. 주석에 따르면 고객예치금에는 예수부채 금액과 수수료 수익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예치금은 올해 상반기 4조445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8조4805억원에서 47.58% 줄었다. 문제는 고객예치금이 급감하면서 기타금융상품을 비롯한 자산총계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기타금융상품은 올해 상반기 4조6491억원으로 지난해 말 8조6035억원에서 45.96% 줄었다. 자산총계는 올해 상반기 11조676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15조3205억원에서 23.78% 축소됐다.
 
두나무의 경우 기타금융상품은 현금및현금성자산 만큼 중요한 재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두나무는 고객예치금 전액을 현금및현금성자산에서 기타금융상품으로 대체했다.
 
자산총계에서 기타금융상품을 포함한 단기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단기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은 9조4573억원으로 전년(2023년) 9574억원보다 10배 가량 급증하면서 자산총계도 15조3205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2023년 자산총계는 8조5512억원에 머물렀다. 
 
아울러 두나무는 현금도 줄고 있어 자산총계는 더 축소됐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438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5053억원에서 13.33%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올해 상반기 56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04억원보다 늘고, 투자활동현금흐름 손실도 올해 상반기 323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452억원보다 줄었지만 전체 현금은 660억원 가량 감소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 손실이 올해 상반기 30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030억원에서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은 1045억원에서 4009억원으로 증가했다. 두나무는 배당금의 지급으로 올해 상반기 3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1000억원보다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두나무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예수부채가 줄어든 것을 반드시 업비트 점유율이 떨어졌기 때문만으로 해석하기는 다소 어렵다”라며 “최근 비트코인 등 시세가 잔잔해지고 시황은 좋아지다 보니 일부 고객이 경쟁사뿐만 아니라 주식이나 미국 주식 등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러한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회사의 요인이라기 보다 시장 경제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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