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실적 개선에도 꽉 막힌 '현금흐름'
자회사 스캇 부진 등 벗어나 상반기 매출 확대
원가 부담·환손실에 지난해 대비 순이익 하락
매출채권·재고자산 급증에 영업현금 2093억 유출
공개 2025-09-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8일 16: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영원무역(111770)이 지난해 스캇 등 자회사 부진으로 인한 역성장을 딛고 올해 성장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급증하면서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업체 측에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요 회복으로 인한 일시적인 재고자산 증가로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 확대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고자산과 함께 매출채권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영원무역)
 
매출은 늘었는데 원가 부담에 수익성 하락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매출액 1조84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기 매출인 1조6024억원 보다 15.43% 늘어난 수치다. 영원무역의 연결 실적은 내부거래 약 1조원 규모를 제외한 금액으로 계상되고 있다. 
 
영원무역은 지난 2년간 자회사 스캇의 부진과 주력 사업인 OEM 부문의 매출 감소로 인해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 이후 자전거 수요가 감소하면서 연결 매출은 2022년 3조9110억원에 이르던 매출액은 2023년 3조6044억원, 2024년 3조5178억원으로 외형이 꺾였다.
 
올해 들어서는 노스페이스와 아크테릭스 등 주요 바이어 실적 호조로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OEM 사업 부문 매출이 성장세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제조 OEM 사업 부문 매출액은 내부 거래를 포함해 2조32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251억원) 대비 14.73% 늘었다. 부진을 겪던 자회사 스캇의 매출액도 지난해 반기 4360억원에서 올해 5266억원으로 20.80% 늘었다.
 
하지만 매출 상승폭보다 원가 상승폭이 더 커지면서 연결 기준 매출총이익율은 같은 기간 31.22%에서 27.30%로 3.92%포인트 줄었다. 매출총이익률은 기업의 원가 관리 효율성과 제품의 단위당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 2023년 반기(1조8483억원) 대비로도 약 13억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43% 증가하는 동안 매출원가는 22.00%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율보다 높은 원가 증가율은 판매량 증가 대비 생산비용이 더 빠르게 상승했다는 의미로 원가 부담이 심화됐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낮은 원가 기저가 정상화된 가운데 인원 증가로 원가에 포함되는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재고자산·매출채권 증가에 현금 유출 확대
 
이 가운데 환손실로 인한 기타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7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435억원) 대비 약 30.06% 감소했다. 이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00% 감소한 것보다 큰 감소폭이다.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비현금 손익과 운전자본 변동 등을 조정해 계산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적자 규모도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반기 683억원 유출에서 올해 상반기 2093억원 유출로 약 3.06배 급증했다.
 
재고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1조4691억원으로 이 중 평가충당금이 1259억원이 발생하면서 장부상으로는 1조3432억원 규모로 확인됐다.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은 재고자산의 취득원가와 현재 시장가 중 더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그 차액을 미리 비용으로 인식하는 계정이다.
 
특히 재고자산 중에서 상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가 지난해 반기 2375억원에서 올해 2997억원으로 26.16% 급증한 가운데 제상품이 7450억원에서 8182억원으로 9.82% 늘었다. 향후 생산을 위해 원자재를 확충했지만, 직접적인 판매가 부진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매출채권도 반기 만에 2805억원 늘었다. 매출채권이란 기업의 재화를 판매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수익창출 등 일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생긴 외상매출금과 받을어음 등의 신용채권을 의미한다. 매출채권이 1년 이상 장기 채권으로 분류되면, 회수 가능성이 낮아져 기업의 현금 흐름 악화와 잠재적 부도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업체 측은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아서 납기하기 전까지 상품이 재고로 분류되는 특성상 재고가 많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의 경우 2022년 3.19회에서 2023년 2.12회, 2024년 2.05회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2.09회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1.66회 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라며 "스캇의 경우 향후에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개발과 재고관리 단위(SKU·Stock Keeping Unit) 합리화를 통해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의 독보적인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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