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의 M&A)①한세그룹, 미래 먹거리 찾는 2세들…성과는 '미지수'
한세모빌리티, 시장성과 성장성 부족으로 '부진'
기존 사업부문도 수익 악화…실적 개선이 '우선'
공개 2025-08-0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6일 17: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2세들이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본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기존 사업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전략적 행보이자 자신만의 경영 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시장은 이들의 M&A를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며 주목하고 있다. <IB토마토>는 각 그룹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현황을 짚어보고, 이들이 그리는 성장 로드맵을 조망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한세그룹이 2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에 진출한다.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이 80대에 접어들면서 장남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장녀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가 각 계열사를 맡아 기존 사업 분야를 넘어 수익성 강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에 단행한 이래AMS(한세모빌리티) 인수 등 신사업 진출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사진=한세예스24홀딩스)
 
한세그룹은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016450)를 중심으로 예스24(053280)(50.01%), 한세모빌리티(85.27%), 한세실업(105630)(50.49%), 한세엠케이(069640)(69.15%), 동아출판(100%)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김석환 부회장 25.95% ▲김익환 부회장 20.76% ▲김동녕 회장 11.99% ▲김지원 대표 10.19%로 구성되어 있다.
 
한세그룹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주요 계열사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으며 신사업도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한세예스24홀딩스 매출은 2조8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23억원으로 같은 기간 19.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64억원에서 4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수익성 악화는 지속되면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182억원에 이어 –49억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장남 김석환, 미래 성장 전략 총괄하며 신사업 추진
 
김석환 부회장은 이에 대한 돌파구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 신사업을 담당하며 수익성을 강화해왔다.
 
2016년 디지털 콘텐츠 제작·유통 업체 ‘와이앤케이미디어(YNK미디어)’ 인수 이후 엔터테인먼트, 웹소설·웹툰 등 콘텐츠 제작, 전자책 사업 등에 나섰고, 2021년에는 앱 마켓 원스토어와 웹툰·웹소설 콘텐츠 제작 및 지적재산권(IP) 전문 조인트벤처 ‘스튜디오예스원’을 설립해 규모를 키웠다. 2022년엔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분야 한국 1위 업체인 '북팔'을 인수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한세예스24홀딩스뿐 아니라 예스24, 동아출판, YNK미디어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실적은 제자리걸음이다. 예스24의 매출액은 2022~2024년까지 6000억원대에 머물고 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63억원,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김석환 부회장은 건전성 악화에도 투자를 늘렸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2023년 52억원에서 지난해 421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같은 기간 139억원에서 –6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04.27%에서 140.24%로 악화했지만 김 부회장은 도약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간 김석환 부회장은 예스24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와 신사업 진출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예스24는 현재 크게 ▲온라인 서점 ▲ENT(엔터테인먼트) ▲디지털 등 3가지 사업을 영위 중이다. 웹소설, 이북(eBook), 웹툰 등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디지털 사업부문을 적극적으로 확장시키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 이후 공연 티켓 판매, 음반, DVD 등 멀티미디어 상품군을 판매하고 있는 ENT 사업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앞서 2022년 설립한 ‘아티피오(ARTiPIO)’를 통해 미술품 조각투자에도 나섰지만, 시장에선 수익성 있는 사업 모델로 평가받고 있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아티피오는 지난해 약 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도 적자 구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2월 이뤄진 첫 미술품 조각투자 공모에선 청약률이 39%에 그쳤으며, 지난 7월 2회차 증권의 청약률은 13.33%에 불과했다. 아티피오는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투자계약증권 발행, 이를 통해 미술품의 공유지분권 판매를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2세 경영 시험대 이래AMS 인수
 
2세 경영 체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래AMS(한세모빌리티)의 인수 성과도 지켜봐야 한다. 한세모빌리티는 차남인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각자대표에 올라 경영을 맡고 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기존 한세그룹이 영위하지 않았던 사업으로, 2세 경영 체제 아래 본격 진출을 예고한 굵직한 M&A다. 지난해 11월 한세예스24홀딩스는 이래AMS 지분 80.6%를 1354억원에 취득, 이 가운데 약 573억원을 신한은행과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차입했다.
 
다만 한세모빌리티는 인수 당시 2023년 말 연결 기준 차입금 규모는 2186억원, 부채비율은 348%에 달해 시작부터 건전성 문제에 시달렸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40.83%로 줄였지만, 순손실 규모는 26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세모빌리티가 이래AMS였을 당시 순이익 흑자를 낸 연도는 2023년(118억원) 뿐이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9억원, 당기순이익은 –32억원으로 적자였다. 매출 규모도 2023년 5766억원에서 지난해 5051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자동차 부품업의 본질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기엔 무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업종 가운데 이익률이 가장 낮은 업종인 데다 기존 사업과도 연관성이 적어 시너지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글로벌 의류 사업을 벌이며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가 향후 수출이나 해외 법인 매출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성장성도 좌우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장녀인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 대표로서 의류 브랜드 사업을 지휘하며, 최근 뷰티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김 대표는 한세엠케이 실적 회복이 우선인 상황이다. 한세엠케이는 김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19년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5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406.5% 늘어난 214억원, 당기순손실은 497.6% 확대된 384억원을 기록했다.
 
이자 비용이 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17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억원가량 늘었다. 부채비율은 205.85%에서 483%.48로 증가했다. 이에 지난 6월 11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채무상환이 아닌 시설자금으로 사용하면서 건전성 회복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단행한 인수·합병과 관련해 “한세모빌리티는 회사가 보유한 운영 관리 노하우와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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