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동안 뜸했던
키움증권(039490)이 올 하반기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주관 전략을 바꾸고 재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인수 참여와 중소형 기술특례상장 등 틈새 시장 공략이 한계에 부딪히자 대형 IPO 주관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IPO 주관은 최근까지 어려움을 겪은 키움증권 IPO 주관 역량 회복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하반기 IPO 2건 예약…IB 확대 재시동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엑스레이 이미징 전문기업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번 IPO에서 모집되는 주식 총수는 158만주로 공모가 희망밴드(1만6500원~2만원) 하단 기준 모집 총액은 261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앞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도우인시스에 이은 두 번째 대표 주관으로 도우인시스는 7월 중,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8월 중 상장을 목표로 한다.
하반기 들어 진행되는 두 건은 키움증권 IPO조직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IPO를 투자은행(IB) 부문 확대의 핵심 사업으로 여겼다. 기존 IB를 총괄하는 기업금융본부를 기업금융부문으로 격상시키고 IPO를 기업금융본부에 맡겼다. 이에 부응하듯 지난해 1207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하며 리그테이블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1년여 준비한 키움증권의 첫 코스피 대표 주관인 에이스엔지니어링 IPO가 철회된 데 이어 올해엔 인수단으로 참여한 케이뱅크 IPO에서 주관사단 교체가 이뤄졌다.
여기에 더해 중소형 IPO 위주 시장 개편도 걸림돌이 됐다. 키움증권 IPO는 단독 주관보다는 인수단 참여를 통한 실적 쌓기에 매진했다. 키움증권의 리테일망을 통해 개인투자자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주가 뜸해지면서 인수단 참여 기회도 줄었다.
실제 키움증권의 상반기 IPO 기대주는 롯데글로벌로지스였다. 키움증권은 해당 IPO에서 인수단으로 참여해 44만8330주 총 51억원 어치를 인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의 주문이 저조해 상장 철회되면서 키움증권은 상반기 IPO 실적을 쌓지 못했다.
IPO 전략 변화 조짐…난도 높은 딜 참여
키움증권 IPO 주관 전략은 대형주 인수사 참여와 중소형주 발굴이 핵심이다. 대형 IPO는 탄탄한 리테일 망을 통해 흥행을 이끄는 역할로 주관 사단에 참여하는 한편, 중소형의 경우 주로 자금 조달 업무 협력을 기반으로 IPO 기업을 발굴하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키움증권의 전략은 한계를 맞고 있다. 대기업이 상법개정과 더불어 이달부터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이 적용되면서 자회사 상장이 난항을 겪기 때문이다. 중소형주도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금융당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도전 자체가 어려워졌다.
(사진=키움증권)
이에 최근 들어 키움증권 IPO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다소 난도가 높아도 단독 주관에 힘을 주는 방식이다. 타깃은 대기업 커버리지다. 지난 6월 키움증권의 주식자본시장(ECM) 실적은
포스코퓨처엠(003670)과
LS마린솔루션(060370)의 유상증자가 이끌었다. 키움증권이 인수한 유상증자 물량은 각각 1107억원, 1587억원으로 당월 유상증자에서 4위를 차지했고 누적순위도 6위에 진입했다.
키움증권이 이들 회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채권자본시장(DCM)을 통해서다. DCM에서 시작된 딜이 ECM으로 연결된 것으로 자금 조달에 꾸준히 참여해 신뢰를 쌓은 덕이다.
실제 키움증권과 꾸준한 신뢰 관계를 맺은
LS(006260)그룹의 IPO에서 키움증권은 대표 주관 딜을 따냈다. LS이브이코리아의 IPO에서 키움증권은 신한투자증권과 더불어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키움증권은 향후 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 IPO 주관과 자금 조달까지 참여해야 하는 만큼 현재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구체적인 딜 주관 전략에 대해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라며 "다만 시장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