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한화(000880)그룹의 조선업체
한화오션(042660)이 수주잔고의 개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신용등급 ‘BBB+’를 유지한 데 이어 신용등급 전망이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선박 건조의 본격화에 따른 원가 투입으로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돼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늘어나며 차입금이 증가했으나 올해는 저가수주 물량 소진과 고선가 물량 확대로 영업현금창출력이 뒷받침돼 재무 안정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사진=한화오션)
1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7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 1분기 매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37.6% 증가한 3조1000억원,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2.3%에서 8.2%로 5.9%포인트 상승하는 등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조선사 중 하나다.
HD현대중공업(329180),
삼성중공업(010140)과 함께 국내 조선업계 3강 자리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폭넓은 선종 범위와 누적된 건조실적 기반으로 우수한 수주경쟁력 보유한 점이 점이다.
지난 2022~2023년 업계 인력수급 문제로 공정 부하가 평년 대비 높게 지속되면서 공정 만회를 위한 추가 비용도 간헐적으로 발생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국인 등 신규 인력이 충분히 투입돼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수주잔고 측면에서도 긍정적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의 수주잔고(진행기준)는 2020년 말 8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0조4000억원으로 253.4%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잔고회전율은 1.0배에서 4.0배까지 상승했다.
최정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기존 발주 물량이 누적된 점은 수요 전망에 부담요인이지만 주력인 LNG운반선과 친환경선박(대체연료 추진선, 대체연료 운반선 등)에 대한 수요가 양호한 상황에서 미국의 해양 재건정책 본격화와 대중국 견제 기조가 지속되는 경우 국내 조선사들의 수요 기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대형 조선사들의 잔고 확충으로 공급이 제한되고 있어 당분간 적정선가 내 양호한 수주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3년 5월 한화그룹 편입 과정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2조원을, 이후 11월 주주 배정 유상증자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순손실 누적으로 낮아졌던 재무구조를 개선해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2022년 1542.4%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66.9%까지 낮췄다.
해외 물량 늘어나며 운전자본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수주 급증했던 2021~2022년 계약 물량의 순차적인 공정 착수로 이후 운전자본부담이 크게 늘었으나 올해부터 인도물량 증가에 따른 대금유입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예정돼있는 점은 부담이다. 한화오션의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26.2), 2022년(22.5), 2023년(16.2)로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해 30.2로 증가했다. 회사는 오는 2026년까지 플로팅 도크와 해상크레인(약 6500억원), 노후장비 교체(약 3700억원) 등 CAPEX 지출이 예정돼 있다. 중장기 투자로 주력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포트폴리오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연구원은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이 9885억원으로 충분하고 선박 인도량 증가세로 인도대금 수취 규모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 5개 한화그룹 계열사가 46.28%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모기업의 우수한 신용도에 기반해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