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인터베스트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의료 장비 기업
토모큐브(475960)를 통해 적지 않은 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장 당시 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우려를 샀던 토모큐브가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3만원 선을 넘어서면서 FI들의 투자회수(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베스트의 토모큐브 지분율은 12.65%로 165만주를 보유 중이다.
(사진=토모큐브)
주요 FI, 엑시트 앞두고 52주 신고가 소식에 '활짝'
인터베스트는 2018년 시리즈A, 2019년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토모큐브에 투자했다. 취득단가는 각각 주당 8000원, 2만원 수준이다.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남은 지분 매각 시 2~3배 수준의 멀티플이 가능할 전망이다. 투자에는 ▲SEMA-인터베스트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투자조합 ▲인터베스트 4차산업혁명 투자조합 1·2호 ▲인터베스트 2019 크로스보더 바이오 벤처투자조합 등의 펀드가 동원됐다.
앞서 토모큐브는 상장 준비 단계에서 총 442억원을 투자 받았다. 엑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초기 투자했다. 이후 2016년 3월 시리즈A 라운드에서 한미사이언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로부터 30억원을 유치한 뒤 2018년 4월 후속 투자로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인터베스트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았다.
2019년 8월 150억원을 유치한 시리즈B 라운드에선 인터베스트를 비롯해 데일리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참여했다. 2021년 진행한 시리즈C 라운드에선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SKS프라이빗에쿼티, 데일리파트너스, 유경PSG자산운용, 리딩에이스캐피탈, 타임폴리오자산운용,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등 총 8개 투자기관이 참여했다.
앞서 일부 FI들이 이른 엑시트에 나서면서 토모큐브는 오버행 이슈로 주가가 부진한 흐름이 이어간 바 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2019년과 2021년 시리즈B·C 라운드에 투자했으며, 상장 당일 11만286주를 1~2만원 선에 매도하면서 약 20억원을 회수했다. 이후 오버행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1만6000원) 대비 37.1% 하락한 1만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터베스트도 올해 초 보유 주식 4만 주를 매각해 약 8억 원을 회수했다. 다만 남은 지분이 165만주에 달해 현재 주가 흐름을 고려하면 500억원을 회수하게 될 전망이다.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한미사이언스는 2016년 10억원을 투자했으며, 주당 취득가는 3182원에 불과하다. 한미사이언스가 엑시트에 나선다면 10배에 달하는 멀티플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전망에도 손익 구조 여전히 취약
토모큐브는 세포와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광학·의료 장비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 처리 없이 세포를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 기술과 인공지능(AI)를 이용한 바이오 영상 분석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구축해오고 있다.
토모큐브는 상장 당시 다양한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글로벌 체외 진단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만큼 수출 비중이 약 60%~70%에 달한다. 현재 미국과 독일에 자회사를 두고 외부 영업채널을 활용해 본사 영업팀과 제품 판매를 병행 중이다.
최근 주가는 토모큐브의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태현 미국 밴더빌트대학 의대 교수는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HTAN에서 사용하는 모든 데이터가 토모큐브 이미징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기에 국산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인 토모큐브가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응용가능 분야가 무궁무진해 바이오 외에도 다양한 신규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평가다.
토모큐브는 올해 복수의 빅파마와의 공동 연구개발로 출시한 신제품(HT-X1 MAX)이 업계로부터 호평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시장에선 독일 Zeiss, 일본 Nikon, 미국 Molecular Devices 등과 비교해 비표지, 정략 분석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손익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 순손실 규모는 2023년 236억원, 지난해 83억원, 올해 상반기엔 39억원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106억원으로, 적자 구조가 지속된다면 향후 운영자금 및 R&D·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미국 국립 보건원 산하 기관으로 오가노이드 표준화 협력을 진행 중이며 세계 각국의 대학교나 국립 연구 기관에서도 사용 데이터와 논문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레퍼런스를 통한 연구가 누적된다면 자연스레 표준화가 될 수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