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업 순이익 감소에 합병 후 ROE도 1.8% 수준보유 자사주 소각은 자본총계 변화 없어…추가 매입 필요자사주 추가 매입 방안 없어 수익성 높여 ROE 개선 필요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DI동일(001530)(이하 디아이동일)이 알짜 자회사 동일알루미늄을 합병한 후에도 낮은 ROE(자기자본이익률)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순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 가치 밸류업 핵심으로 꼽히는 ROE를 높이기 위해 배당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요구된다.
디아이동일은 오는 6월3일 299억원치의 자사주를 소각하지만, 이는 자본총계에 변화가 없어 ROE 부양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에 수익성 개선을 통한 순이익 확대로 ROE를 부양하는 것이 효과적인 밸류업 개선 방안으로 꼽힌다. 회사도 합병 이후 경영 효율성을 개선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밸류업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사진=DI동일)
자본총계 ‘점프’했지만 ROE 상승 제한
13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이동일은 오는 8월1일을 기일로 알루미늄 양극박 제조 자회사 동일알루미늄을 흡수합병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디아이동일의 자본총계는 큰 폭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두 회사가 합병하면 디아이동일의 자본총계는 56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합병에 힘입어 디아이동일의 자본총계(지난해 말 기준 별도 기준 4743억원)가 단숨에 20%가량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두 회사의 순이익 합계는 경기 침체의 여파에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디아이동일과 동일알루미늄 모두 경기침체의 여파에 순이익이 매년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두 회사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합은 102억원(디아이동일 34억원, 동일알루미늄 68억원)으로 직전연도(252억원)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
디아이동일이 영위하는 섬유사업은 저가 수입제품 수입량이 늘며 경쟁이 심화됐고,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해 향후 섬유 수요 감소도 예상된다. 또한 이차전지 캐즘(일시적 수요 후퇴 현상) 여파로 동일알루미늄의 순이익도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에 디아이동일은 동일알루미늄 합병에 따른 ROE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기업 밸류업 핵심 지표 중 하나인 ROE는 자본총계 대비 당기순이익의 비율을 의미한다.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해 이익을 창출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제조업 기준 ROE 5%가 적정 수준으로 통용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와 순이익을 반영한 합병 디아이동일의 ROE는 1.8%다. 동일알루미늄 자본총계의 3배에 달하는 자본총계를 보유한 디아이동일의 ROE(지난해 말 기준 0.7%)가 낮아서 합병에 따른 ROE 상승 효과를 잠식했고, 그 결과 통합에 따른 ROE 상승에도 불구하고 적정 이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월3일 디아이동일은 자사주 299억원치를 소각할 예정이다. 다만, 자사주 소각은 자본총계를 줄이지 않기 때문에 ROE 부양과 관련성이 적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신의 자본으로 시장에 풀린 자기 자본을 보충하는 것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만큼 자본총계를 차감해 가치 중복을 방지한다. 이에 자사주를 소각해도 이미 과거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자본총계가 줄었기 때문에 자본총계 변동이 없는 것이다.
향후 자사주를 통해 자본총계를 줄이려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 디아이동일 이사회에 감사를 입성시킨 소액주주 측도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자본총계를 줄이는 방식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자사주 전량 소각을 앞둔 가운데 회사 측은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설지는 현재 미지수다.
낮은 ROE 개선 방안은 '수익성 확대'
디아이동일의 자본총계를 줄이는 방안 중 또 다른 하나인 배당금 확대도 거론된다. 배당은 자본총계를 구성하는 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 배당이 늘면 자본총계가 늘어 ROE가 개선될 수 있다.
다만, 디아이동일의 배당 정책은 일관되게 현금 배당 40억원대에 주식배당을 얹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현금 배당금 실지급 시기를 기준으로 2023년 47억2400만원, 2024년 47억7000만원, 2025년 48억1700만원이다. 배당을 통해 자본총계를 줄여 ROE 개선을 도모하기에는 현금 배당금 규모가 작다. 시장 상황이 받쳐주지 못하는 가운데 배당 등으로 자본을 적절히 줄이면 낮은 자본 효율성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더욱이 디아이동일은 배당을 확대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동일알루미늄을 합병한 후 수익성 제고에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자본총계를 줄이는 방식보다 당기순이익을 높여 ROE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일알루미늄 합병을 통해 이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시장의 경쟁 심화되는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의사결정을 효율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차전지 캐즘(일시적 수요 후퇴 현상)으로 인한 알루미늄 양극박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 시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수익성 확대 전략의 효과 발행 시기가 언제가 될지 어려운 것이다. 이에 ROE 개선에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디아이동일 측은 향후 ROE 개선 등 추가 밸류업 방안을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향후 시장 회복에 따라 알루미늄 사업의 수익성 확대를 추진하는 방향을 기본으로 하며 아울러 선배당후투자 기조에 따라 주주의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