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홍정국 체제 1년 '성과 실종'…오정후 복귀도 '무기력'
지난해 영업이익 하락 후 올 1분기도 수익성 급락 지속
홍 부회장 경영 전면 등장·오 전무 복귀에도 반등 없어
2028년 매출 10조 기업 목표 가능할지 의구심 높아져
공개 2025-05-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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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홍정국 BGF리테일(282330)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 없이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홍 부회장은 부회장 승진 1년 만인 지난해 말 그룹 지주사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오정후 전무를 다시 리테일 부문으로 복귀시키고 고객경험 중심으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혁신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급감하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4대 중점 전략을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뚜렷한 성장 모멘텀 없이는 현실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BGF리테일)
 
전략혁신부문 신설…홍 부회장의 새로운 전략 경영 시험대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165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도 173억원을 기록해 234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42.7%나 급락했다.
 
연초 평년 대비 낮은 기온, 길어진 설 연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비우호적인 날씨 등 외부 요인들이 복합적인 요인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업계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23년 말 홍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음에도 지난해 BGF리테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바 있다. 수익성 하락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BGF리테일은 지난해 말 기존 마케팅실과 DX실(Digital Experience)을 통합한 CX(Customer Experience)본부를 편제하고 전략혁신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 전반을 개편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홍 부회장은 전략적 파트너이자 그룹 내 위기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 오 전무를 다시 BGF리테일에 복귀시켜 전략혁신부문 수장으로 배치했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조직 개편과 오 전무 영입이 아직까지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홍 부회장과 오 전무가 다시 손을 잡으며 BGF리테일의 디지털 혁신과 신사업 확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오 전무는 2016년 BGF 전략기획실에 외부 인사로 특별 채용된 이후 홍 부회장을 지원하며 신사업 발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컨설팅 회사 출신으로 과거 전략기획실에서 함께 일하며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이 당시 홍 부회장 주도 아래 편의점 업계 최초 해외 진출과 BGF핀링크 매각 헬로네이처 인수 등 굵직한 사업이 추진됐다.
 
오 전무는 BGF 합류 전 대한전선에서 CFO(최고재무관리자)와 CIO(최고정보책임자)를 역임하며 재무 관리와 비즈니스 혁신 분야에서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2016년 시장과 주주 반발이 컸던 보광이천(현 사우스스프링스) 인수 직후 대표이사로 안정화를 이끌고 9개월 만에 지주사로 복귀하며 위기상황에서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다. 또 2018년 홍 부회장이 추진한 헬로네이처 대표를 맡아 2년간 사업 안정화에 기여하며 신임을 더욱 공고히 했다. 홍 부회장이 오 전무를 전략혁신부문 수장으로 지목한 배경도 바로 이런 위기관리 능력과 신사업 발굴 역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오정후 전무가 전략혁신부문 책임자로 다시 BGF리테일에 합류한 것은 홍정국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경영 스타일을 드러내고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오 전무 복귀로 사업 확장과 디지털 혁신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BGF리테일 측은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BGF리테일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전략을 수립하고 리테일 부문은 유통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라며 "전략기획부문은 핵심 전략 수립과 CU 관련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정체 극복 과제…성장 돌파구 마련 시급
 
홍 부회장 체제의 BGF리테일은 수익성 정체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매년 700개가량 점포 순증을 이루고 있지만 임차료와 물류비, 인건비 등 비용 증가와 편의점 업계의 경쟁 심화로 외형 성장 외에 새로운 성장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홍 부회장은 지난 2018년 500억원을 들여 야심 차게 인수했던 헬로네이처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신사업 영역 확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헬로네이처는 체질 개선에 실패하면서 적자 경영 누적으로 인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전환해 실패한 인수로 꼽힌다. 결국 본업과 신사업에서 모두 성과를 보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한 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매년 5% 내외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점포 확대에 의존한 외형 성장은 질적 성장과 거리가 있다"며 "해외 시장 매출은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내수시장 체력 강화 이후 새로운 동력을 찾는다면 유통 부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부회장이 결국 ‘믿을맨’ 오 전무를 다시 불러들이며 새로운 편의점 모델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은 올해 디지털 혁신과 고객경험 관리를 통해 새로운 편의점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BGF리테일은 올해 양적 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통해 시장 선두기업으로서 지위를 공고화하고 해외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 여성·노인·외국인 등 고객 범위 다양화 △ 점포 포맷 다양성 확보 △ 생산형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체계 혁신 △ 해외사업 확대 등 4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오는 2028년까지 매출 10조원과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BGF리테일 측은 “4가지 전략을 토대로 기업과 주주가치를 끊임없이 제고하고 고객 범위를 기존보다 확대하고자 이를 아우르는 상품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건강기능 및 코스메틱 등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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