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상반기 잇단 회사채 발행…IB 확장에 '자금 태우기'
2월 8000억원 발행 이어 4월 최대 4000억원 증액
증권사 간 경쟁 치열화…미래·한투 IMA 계좌 인가 추진
미진한 IB 부문 강화 위한 사업 재원 선제적 확보 목적
공개 2025-04-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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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NH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에만 두 번째로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이는 최근 수익성 회복과 함께 기업금융(IB) 부문 강화를 위한 자금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만 수천억원대 회사채 발행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5일 NH투자증권은 2500억원 규모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공모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모집은 3년물과 5년물에 나눠 진행하며 각각 1700억원, 800억원 규모로 모집이 진행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고, 오는 17일 최종 발행액수가 결정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채무상환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4월과 5월에 걸쳐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상환에 자금이 사용되며 증액 결정 시 차액도 전액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 2월20일 발행 완료 이후 상반기에만 두 번째다. 당시 NH투자증권은 3000억원 규모 회사배 발행에서 2조57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5000억원 규모까지 증액을 결정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 2월 20일 발행 완료 이후 올 상반기에만 두 번째다. 당시 NH투자증권은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2조57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5000억원까지 증액을 결정한 바 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이번 회사채 발행은 채무 상환 계획에 따른 자금 조달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에 따른 채권 발행이”라며 “다만 현재 채권 금리가 낮아진 만큼 자금 조달 구조 안정성 증진은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증권사 간 경쟁 치열화…미래·한투 IMA 계좌 인가 추진
 
NH투자증권은 이번 채권 발행에서 민평금리의 +0.3%p에서 –0.3%p를 제시했다. 증권신고서 발행일인 4월10일 기준 NH투자증권의 민평금리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2.943%, 3.071%다. 상환되는 CP의 평균 금리는 3.581%로 채권 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발행 이자 환경에 따른 채권 리파이낸싱은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불과 두 달 사이에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한 배경에 NH투자증권의 IB 부문 강화와 관련된 자금 확보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NH투자증권)
 
지난 9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별도기준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에 대해 종합금융투자사(이하 IMA계좌) 업자 인가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3분기부터 신청을 받아 4분기 중 인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IMA계좌는 증권사가 예탁금을 기업대출, 회사채 등 IB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투자 후 수익을 일정비율 붙여 되돌려준다. 그간 초대형 IB에 한해 허용됐던 발행어음과 사업구조는 비슷하지만 발행어음이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만 발행이 가능한 것과 달리 IMA계좌는 발행 한도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7조3921억원이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아직 IMA계좌 증권사 인가 자격이 없다. 하지만 현재 미래에셋증권(9조8901억원)과 한국투자증권(9조3181억원)이 대상자로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경우는 IMA 계좌 인가 추진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수익성 회복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초대형 IB 제도 도입과 발행어음업 인가 이후 증권업계에서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NH투자증권에는 도전적인 과제로 작용하고 있다.

 
IB 부문 강화 위한 전략적 자금 조달
 

결과적으로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연이은 자금 조달은 곧 수익성 회복을 위한 사업 자금 확보로 해석된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작년 연결기준 실적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010억원, 68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1% 24.2% 증가했다. 하지만 경쟁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037620)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1조1589억원, 1조28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키움증권(039490)(1조982억원), 삼성증권(016360)(1조2057억원), 메리츠증권(1조548억원) 등이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재가입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IB 재강화에 나섰다. 'IB통'으로 알려진 윤병운 대표가 이끈 1분기 실적에서 NH투자증권은 KB증권을 제치고 채권자본시장(DCM) 주관실적과 인수실적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IB 강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은 미완에 그친다. 기존 업계 상위권을 다투던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NH투자증권은 1분기까지 주관액수 1074억원을 기록하며 7위를 기록했고,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인수금융도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B시장에서 경쟁 과열화로 NH투자증권이 생각보다는 고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사업 자금을 채권 발행 시장의 환경이 우호적일 때 선제적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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