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대체수익)①기업금융 확대…"부동산 빼고 다 괜찮아"
PF 익스포저 줄이는 대신 일반기업대출 부문 취급 확대
인수금융부터 사모사채까지 다양…거액여신 부담 요인
공개 2025-04-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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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업계가 영업자산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금리로 위축됐던 업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외형 확대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특히 자산건전성 리스크가 큰 부동산금융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인 대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IB토마토>는 각 사의 영업자산 포트폴리오 현황을 비롯해 전략적 특징, 강화 방안, 그리고 수반되는 리스크까지 종합적으로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캐피탈 업계가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대체 수익원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온 중소형사는 고수익 자산에 대한 유혹이 크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PF를 제외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거액여신에 따른 리스크와 잠재적 부실 가능성에는 여전히 경계가 필요하다.
 
ROA 뚝 떨어진 A급 캐피탈사…고수익 유인 커져
 
8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국내 21개 캐피탈사는 지난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1.1%로 전년도 1.5% 대비 0.4%p 하락했다. 신용등급이 AA급인 13개사는 1.4%에서 1.3%로 0.1%p 떨어졌지만, 신용등급 A급 이하인 8개사는 1.5%에서 0.7%로 급락했다.
 
ROA 저하는 조달비용률(4.4%)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대손비용률(1.2%) 부담이 겹 결과다. 대손비용률은 조달비용률과 달리 AA급과 A급 이하 캐피탈사가 서로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AA급이 1.0%로 0.2%p 내려갈 때 A급 이하는 1.6%로 0.1%p 오르며 부진했다.
 
 
수익 측면에서는 운용수익률이 5.9%에서 6.1%로 개선됐다. AA급 캐피탈사는 5.8%에서 6.1%로 0.3%p 상승했다. 반면 A급 이하는 전년도 수준인 6.2%를 그대로 유지했다.
 
운용수익률은 캐피탈사의 본업인 여신금융에서 나온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각종 비용률이 치솟지만 운용수익률도 동반해서 상승한다. A급 이하 캐피탈사는 고금리 환경임에도 운용수익률 제고에 실패하면서 고수익 자산에 대한 취급 유인이 더 커졌다. 
 
중소형 캐피탈사는 특히 부동산PF 자산을 대체할 수 있는 수익원 확보가 절실하다. 앞서 저금리 시절 PF 자산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올해도 계속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캐피탈 업계의 총채권(관리자산)은 144조572억원이다. 대출채권이 95조9053억원이며 할부가 13조7516억원, 리스 33조544억원, 기타 1조3274억원 등이다. 대출채권 내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1분기 약 25조6000억원에서 4분기 말 21조까지 축소됐다. 그만큼 다른 수익원을 늘려야 하는 셈이다.
 
PF 대신 일반 기업대출로 전환…거액여신 리스크 주의
 
기업금융은 부동산 PF 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을 제외한 일반기업대출, 기업신용대출 부문에서 취급이 늘고 있다. 일반기업대출에는 인수금융, 운전자금대출, 중소기업 설비자금대출, 팩토링, 할인어음 등이 있으며 기업신용대출에는 시설자금대출, 사모사채 등이 있다.
 
일반기업대출은 부동산 PF나 가계대출 대비 운용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건전성 측면에서는 양호하게 구성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차주 신용도가 우량한 대기업이나 계열사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할 경우 부실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일반기업대출 중에서도 분양수입금 자산유동화(ABL)이나 시행사 운영자금대출 등은 또 다른 영역이다. 대출 성격을 고려하면 사실상 부동산금융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운용수익률을 올려도 건전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대체 수익원 확보 (사진=연합뉴스)
 
일반기업대출이나 기업신용대출 역시 기업금융인 만큼 기본적으로 거액여신에 해당한다는 점 역시 고려 대상이다. 대출 금액 단위가 커서 신용집중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여신금융 관련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일반기업대출은 분야가 워낙 넓고 자산 취급도 업체마다 다르다”라면서 “일괄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개인대출보다는 건당 금액이 크기 때문에 부실화되면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기타 고수익 자산으로 부실채권(NPL)과 대부업 대출도 늘고 있다. NPL 시장 확대와 대부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심이 커지는 분야다. 캐피탈사가 NPL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문 투자사에 대출하는 형태다. 대부업 역시 대부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일반기업대출 내 고수익 자산은 건전성 측면에서 고위험을 동반하는데, 현재는 그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PF 만큼 부실 문제가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잠재적 위험은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PF 부문을 대체한다는 목표지만 아직은 수익원을 더 찾아야 하는 단계로 보인다”라면서 “실질적인 대손이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위험성을 지금 판단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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