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특수강, 건설 버리고 자동차로 간다…사업재편 본격화
건설용 소재 사업 중단…자동차 부품 사업 집중
원주 공장과 멕시코 법인에 각각 423억원·283억원 투자
부품 산업 관세 폭탄 임시로 피하며 수출 지속 예상
공개 2025-04-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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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특수강(019440)이 산업 구조 변화에 발맞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용 스테인리스 선재 사업을 정리하고, 자동차 조향 부품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세아특수강은 지난해 100% 자회사였던 세아메탈을 흡수합병한 이후, 건설 산업용 스테인리스 선재 사업에서 철수했다. 대신, 성장성이 높은 자동차 조향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투자 확대에 나섰다. 완성차와 달리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관세 폭탄을 유예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세아특수강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경이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특수강 포항 본사 전경(사진=세아특수강)
 
부진 사업 접고…자동차 부품 비중 증가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특수강의 사업 포트폴리오 중 자동차 조향 부품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세아특수강의 연결 기준 매출(1조87억원) 중 자동차 부품 매출(653억원)은 6.5% 수준이다. 2023년 매출에서 자동차 부품 매출이 차지한 비중(5.2%, 537억원)과 비교했을 때 자동차 부품 사업의 중요도가 상승했다. 세아특수강은 지난해 4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세아메탈을 흡수합병한 후 세아메탈의 자동차 조향 부품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조향 부품 사업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아특수강이 조향 부품 원료를 구매하는데 쓴 비용은 297억원으로 총원료비(6926억원)의 4.3%다. 그에 반해 일반 특수강 소재의 원료 구매비용은 6340억원으로 총원료비의 91.5%를 차지했다. 원료비용 대비 매출액을 비교하면 조향 부품가 일반 특수강 소재보다 우수하다. 지난해 세아특수강의 일반 특수강 소재의 매출 비중은 70% 수준이었다.
 
조향 부품 사업은 앞으로 강화된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조향 부품 증설을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다. 세아특수강은 지난해 원주 공장과 멕시코 법인에 각각 423억원, 283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원주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2027년까지 투자가 진행된다. 멕시코 공장 투자는 자회사 멕시코 법인(세아 글로벌 오토텍)에 대해 세아특수강이 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면 일반 선재 사업은 축소했다. 세아특수강은 지난해 4월 세아메탈 합병 후 세아메탈의 주력 사업이었던 스테인리스 선재 사업을 중단했다. 스테인리스 선재는 건설 산업에 주요 사용된다. 건설 경기가 침체된 탓에 수요가 줄어 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점이 사업 중단의 배경으로 꼽힌다. 합병 전 세아메탈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41억원에서 2023년 순손실 123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건설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
 
사업을 조정한 결과 지난해 세아특수강은 선재 사업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지난해 세아특수강의 영업이익은 230억원으로 2023년(90억원) 대비 2.5배가량 뛰었다. 자동차용 조향 부품과 자동차용 특수강 선재 등 자동차 수요가 영업이익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세아특수강은 자동차용 조향 부품 외에도 특수강 선재 일부에서도 자동차 부품용 소재를 공급 중이다.
 
 
관세 문제 피해 부품 비중 확대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특수강의 국내 특수강 선재 시장 점유율은 40%, 자동차용 조향 부품 점유율은 60%대로 전해진다. 업계 2위인 현대종합특수강의 매출을 2배가량 뛰어넘는다.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도 순탄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이 멕시코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어 수출 매출도 늘었다. 지난해 세아특수강의 선재 수출 매출액은 2240억원으로 직전연도(1917억원)에서 10% 이상 늘었다. 멕시코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과 깊게 연관된 지역으로 미국 내 완성차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부품사들과 철강사들은 멕시코 현지에 생산 체계를 가동 중이다. 세아특수강도 부품사를 매개로 현대차와 기아차 등에 납품하는 구조로 파악된다. 이에 세아특수강의 매출은 자동차 부품 산업 수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 퍼졌던 관세 문제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멕시코에 고율의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한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관세 문제가 자동차 부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캐나다·멕시코 협정을 준수한 자동차 부품의 경우 새로운 관세 체계가 마련될 때까지 관세 부과를 면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협정에 따르면 멕시코 내 생산 비율이 75%를 넘으면 관세가 면제된다.
 
다만, 관세로 인한 불똥이 언제 튈지 몰라 마냥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 내부에서도 관세로 인해 매출 감소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과 반사 이익을 얻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세아그룹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아특수강의 자동차 부품 사업 확대에 대해 “자동차 부품 소재와 부품을 한 회사에서 생산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향후 세아특수강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 개선에 대해 “스테인리스 선재 생산과 판매 중단에 따른 평가 손실 영향이 끝나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으며 향후 해외 법인 판매 및 해외 공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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