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최저 가산금리에도 수익성 방어…경쟁력 입증
4대 시중은행 중 가산금리 낮아 대출금리 최저
홍콩H지수 여파·대출 압박에도 실적 회복세
공개 2025-02-0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7: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국민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가산금리를 제공하면서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압박 속에서도 거둔 성과다.
 
(사진=국민은행)
 
가산금리 최저 수준 설정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민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최종 평균 가산금리는 1.27%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평균 대출 금리는 4.28%로, 이 역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대출 금리 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범규준을 참고해 각 행의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산정한다. 대출 금리는 크게 시장금리, 가상금리, 가감조정금리로 나눠 공시하고 있다.
 
은행 기준금리란 금융채나 코픽스, 수신금리 등 조달 시 적용한 금리로, 시장상황에 따라 조정된다. 가산금리는 은행 내부 기준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가산금리는 크게 업무 원가에 위험관리비용, 법적 비용을 더하고 기대이익률을 붙여 산출한다. 기타 항목에 해당하는 목표이익률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은행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까지 더했다면 마지막으로 가감조정금리를 적용한다. 소위 말하는 우대금리다. 적금, 카드 이용 실적 등 부수거래에 따른 감면금리, 본부와 영업점의 조정 금리가 이에 해당한다.
 
본래 가산금리 내에 가감조정금리가 포함된 개념이나, 은행연합회 등에서는 가감조정금리와 조정 전 가산금리를 따로 공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의 대출 금리 산정 개선 방안을 내놓으면서다.
 
가산금리는 은행 방식에 따라 신용, 리스크, 유동성 등에 대한 프리미엄과 자본비용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차주의 신용등급을 포함해 조달금리와 대출기준금리 차이, 교육세, 예금보험료 등이 포함된 개념이다. 소비자가 대출 금리 구성을 확인할 수 있게 구분했다.
 
은행별 전략대로 가산금리를 정하다 보니 차이는 있으나 폭은 크지 않다. 지난해 12월 국민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3.22%다. 6월 말 3.26%와는 0.04%p 차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 말부터 가계부채 축소를 요구했음에도 가산금리 영향이 적은 것은 가감조정금리 때문이다.
 
은행들은 통상적으로 금리를 조정할 때 가감조정금리를 주무른다. 고객 유입을 위해 대출 금리를 인하하거나 규제를 강화할 때도 가감조정금리에 변주를 준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실적 회복세 '뚜렷'
 
은행별로 전략이 다른 만큼 같은 기간·상품을 취급할 때도 가감조정금리 차이가 크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감조정금리는 국민은행이 1.95%, 신한은행은 0.73%, 우리은행은 1.5%, 하나은행은 1.63%다. 각 은행의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 간 차이가 크지만 최종 산출된 가산금리와 대출 금리 차는 크지 않다.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최종 평균 가산금리는 국민은행 1.27% 신한은행 1.36% 우리은행 1.55% 하나은행 1.47%다. 크게는 0.28%p, 적게는 0.09%p 차이다. 반면 은행별 최종 가산금리는 크게 뛰었다. 가감조정금리를 조절했기 때문이다.
 
 
동일 기준 국민은행의 평균 가감조정금리는 2023년 12월 3.28%에서 지난해 6월 3.22%로, 6개월 뒤에는 1.95%로 낮아졌다. 고객에 제공하는 우대금리가 축소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6월 최종 가산금리는 0.02%에서 연말 1.27%로 올랐다. 다만 지난해 12월 기준 다른 4대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산출된 가산 금리가 낮아 비교적 저렴한 대출금리를 적용해 대출이 실행됐다.
 
타 행 대비 비교적 낮은 수준의 가산금리와 대출 금리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으나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손실 폭을 줄이고 있다. 예년 대비 실적은 하락했지만 당초 금융업권이 예상했던 속도보다 회복이 빠르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895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58.2% 줄어든 규모다. 다만 분기를 거듭하면서 누적당기순이익은 회복한 모양새다. 지난해 상반기 누적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5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들었으나 3분기에는 차를 8.3%까지 좁혔다. 최종 가산 금리를 타 행 대비 낮은 수준으로 정했음에도 1분기를 제외하면 각 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를 넘어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각 은행의 기준대로 가산금리를 산출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우대금리를 통해 최종 가산금리와 대출금리를 조절한다"며 "지난해 말에는 가계부채 축소 추이 때문에 가감조정금리를 낮췄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