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더 있었다"…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안갯속'
금감원 정기검사결과 부당대출 건 추가 발견
경영실태 평가에 따라 보험사 인수 어려울 수도
인수 불발 시 타 지주 대비 성장 가능성 '제한'
공개 2025-02-04 18: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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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숙원인 보험사 인수가 차질을 빚게 됐다. 금융당국 정기검사 결과, 우리은행 부당대출액이 2334억원(101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평가 등급에 따라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사진=우리금융지주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 우리금융 관련 비중 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생명보험사 인수 가능 여부가 올 1분기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 브리핑에서 우리금융을 비롯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한 금융사고에 대한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한 만큼 2등급이었던 평가등급이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정기 검사를 특정 은행이나 지주로 한정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으나 발표 내용 중 상당수가 우리금융과 관련됐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관련된 우리은행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과 자회사 M&A 진행 과정, 자본적정성 등이다. 특히 자회사 M&A와 관련된 내용은 직접 언급됐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M&A 때 의사 결정 절차가 미흡하다고 봤다. 내규에 따르면 M&A 등 중요 경영사항 추진 시 리스크관리위원회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우리금융은 결과를 이사회 의사 결정에 반영해야하지만, 리스크관리 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미리 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 개최 일정이 붙어 있어 결과가 이사회 안건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부당대출 규모도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은행권 부당대출은 총 482건으로, 3875억원에 달한다. 이중 우리은행의 부당대출은 101건으로, 금액은 2334억원이다. 손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은 730억원이다. 친인척 관련 의심대출 250억원 이외에 부당대출 380억원을 추가로 발견했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 현재 경영진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 취급된 액수만 451억원이다. 부당대출 중 61.8%를 차지한다.
 
관련 건에 대한 부실화 정도도 높다. 730억원 중 46.3%인 338억원에서 부실이 발생했다. 2023년 3월 이후 발생한 부당대출 451억원 중에서는 27.3%인 123억원가량이 부실로 분류됐다. 연체 악화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정기검사에서 적발된 350억원 중 84.6%가 부실 여신이지만 정상 분류된 328억원에서도 연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부당대출 관련 건은 내부 통제 시스템 작동에 대한 문제”라면서 “타 지주도 내부통제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비중 절대적…비은행 이익 확대해야 
 
우리금융은 지난해 여름 동양·ABL생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비은행 자회사를 추가하면서 나머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기대감도 부풀었다. 지난해에만 M&A를 두 번 진행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은행 의존도가 높고 타 지주 대비 자본 규모가 작은 탓에 성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보험사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부당대출건 등으로 당국의 집중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현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 평가 등급은 2등급이다. 3등급 이하로 결정된다면 생명보험사 인수는 없었던 일이 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는 경영실태 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를 편입할 수 있다. 1등급부터 5등급까지 구분되는데, 금융지주의 경우 리스크 관리와 자본적정성 등이 포함된 재무 요인 등이 평가 사항이다. 현재 경영진의 재임 기간 중에도 부당대출이 발생한 데다 그룹 전체 리스크를 인식하고 측정하는 업무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것도 경영실태 평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금감원장은 4일 "제재와 별도로 경영실태 평가를 도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금융당국에서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심사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달 내 관련 내용을 금융위에 보낸다면 1분기 내에는 결정이 날 전망이다.
 
우리금융이 생명보험사 인수에 나서는 이유는 당장 실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주 이익 대부분이 은행에 몰려 있어 비은행 자회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조6591억원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조5244억원으로 지주 전체 실적의 95%를 차지한다.
 
지난해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주식위탁매매업 허가는 커녕 한국거래소 회원 등록도 안 돼 있어 지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우리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95억원에 그쳤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당국의 자료 제출 요청 등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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