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덕에 현금 곳간 '두둑'…배당 1조원 시대 예고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20조·영업익 8조원 기록
FCF는 13.9조원으로 흑자 전환
3년간 연간 배당 규모 1조원·배당금 1500원으로 상향
공개 2025-01-23 16:13:4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6:1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현금 곳간이 확대됨에 따라 2025년부터 3년간 연간 배당을 1조원대로 늘릴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덕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다만, 향후에도 HBM 경쟁력을 지켜가기 위한 투자는 지속할 전망이며 올해 내로 HBM4를 개발하고 공급할 전망이다.
 

CES 2025 SK하이닉스 전시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HBM3E 선방에 2024년 매출 20조·영업이익 8조 달성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4분기 매출은 19조7670억원,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매출 17조5730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보다 각각 12%, 1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40.89%을 기록해 2023년 4분기 19.69%보다 크게 성장했다.
 
2024년 연간 실적은 AI향 메모리 수요가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매출은 66조1930억원,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으로 과거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 매출 44조6216억원, 2018년 영업이익 20조8437억원을 경신했다. 전년도인 2023년과 비교해도 매출은 2023년 32조7657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손실 7조원을 냈던 것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처럼 호실적을 낸 것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매출이 확대된 것이 주요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HBM3E 8단에 이어 4분기에 HBM34 12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이에 연간 HBM 매출은 전년 대비 4.5배 이상 확대됐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LP(저전력)DDR5 제품 판매도 신장해 일반 D램 제품 수익성도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부터는 생성형 AI 기반의 서비스와 에이전트 출시가 확대되면서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적인 HBM과 고용량 서버 DRAM에 대한 수요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향후 2~3년 내에는 AI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대응하기 위한 커스텀(Custom) HBM의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FCF 흑자 전환에 3년간 배당 규모 1조원대로 늘려
 
SK하이닉스는 실적 호조세에 따라 현금성 자산이 늘고 차입금도 감축하면서 재무 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무엇보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 전환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향후 3년간 연간 배당 규모는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는 AI 기술 선도를 위한 시설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라 연간 FCF의 5%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현금성 자산은 14.16조원으로 2023년 말 8.92조원보다 5.24조원(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도 22.68조원에 머물러 2023년 29.47조원보다 6.79조원(23%) 감소했다. 단기차입금도 1.7조원에서 1.3조원으로 줄어 재무 부담은 크게 줄었다. 부채 비율도 2023년 87.52%에서 지난해 62.15%로 감소했다.
 
현금 곳간이 10조원 이상 규모로 늘어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배당 계획도 밝혔다. 올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연간 1조원 규모로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간 고정 배당금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 조정한다. 다만, 기존 지급했던 연간 FCF의 5%는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데 우선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FCF는 크게 개선됐지만 CAPEX 규모도 계속 늘고 있어 향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9.8조원으로 유형자산취득금액은 15.9조원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FCF는 13.9조원에 달했다. 2023년 FCF가 -400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흑자 전환한 것이다. 적자를 기록하기 전 2021년 FCF가 7.3조원을 기록한 것보다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다만, 올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나 CAPEX 소요는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HBM 투자와 미래 성장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청주에 건설 중인 최선단 D램 주력 생산 기지 M15X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첫 번째 공장(팹)을 올해 4분기 내로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수익성 호조가 지속되려면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HBM 경쟁력을 지켜가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1bnm를 적용한 HBM4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에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공급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지난 다운턴으로 약화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적정 수준의 현금 확보를 재무건전성 목표로 설정했다"라며 "이미 일부 고객과 2026년 HBM 공급 물량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내년 물량의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