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농협은행, 'ELS 비용' 넘어선 실적…건전성은 변수
ELS 손실에도 1.7조 순익…충당금 여력·정부 지원 영향
자산건전성 우수하나 내수 회복 지연에 리스크 잠재
공개 2025-04-14 16:55:0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16: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은 차별화된 사업 기반과 안정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H지수 ELS 관련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영업 안정성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내수 경기 회복 지연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자산건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농협은행)

 

1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기업신용등급 ‘AAA(안정적)’를 유지했채무 상환 능력이 최고 수준이며, 예측 가능한 경제 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성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로부터 100% 출자된 특수은행으로서, 농업금융채권 발행권한 및 정부 보증 가능성이 법에 명시돼 있는 만큼, 유사시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이러한 공적 성격을 반영해 자체 신용도 대비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농협은행은 2024년 말 기준 총자산 412.8조원, 총여신 317조원으로 상위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 포트폴리오에서는 기업여신 비중이 50.5%에 달하며, 특히 대기업 중심의 수출 업종에 대한 여신이 확대됐다. 

 

수익성은 지난해 외부 충격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2024년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로 약 3400원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1조7783억원과 유사한 1조7619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2023년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이 올해 충당금 부담을 덜어준 결과로 해석된다.

 

자본적정성은 5대 시중은행 중에서도 우수한 수준이다. 2024년 말 기준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7.6%, 보통주자본비율은 14.8%다. 2021~2023년 사이 유상증자를 통해 3조원 이상 자본을 확충했고, 농업지원사업비 납부(연 3700억원)와 50% 내외의 배당성향에도 자본 방어력을 유지했다고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설명했다. 

  

다만 자산건전성은 둔화되는 모양새다. 2024년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로 여전히 업계 상위권이지만, 최근 3년간 중소기업·가계대출 중심으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여신은 0.8%, 가계여신도 0.5%로 각각 상승했으며, 경기 불확실성과 부동산 시장의 조정 위험 등이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농업금융 수행기관이라는 정책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공공자금 유치에 강점을 지니며, 전국적인 영업망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비록 대외환경의 불확실성과 정책적 부담, 가계·기업부문에서의 건전성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최고 신용등급을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