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영업이익 늘어도 현금흐름 악화…구조적 '한계'
구조적 경영 과제와 투자 전략 한계가 복합 작용
운전자본 관리 및 투자 효율화 시급
공개 2025-01-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0일 16: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넥센타이어(002350)가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 악화와 재무구조 부담이라는 상반된 경영 지표에 직면했다. 이는 단순한 수익성과 비용의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경영 과제와 투자 전략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시장의 물류비 부담, 유럽 공장의 자금 투입, 그리고 운전자본 관리 부재가 재무안정성을 약화시키고 있어 회사가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넥센타이어)
 
3분기 영업이익 27.5% 증가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까지 1568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5%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7.29%로,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앤(161390)테크놀로지(18.73%)와 금호타이어(073240)(13.29%)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이는 수익성 측면에서 넥센타이어가 여전히 경쟁사 대비 열세에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넥센타이어의 수익성 저하는 원가 및 물류비 증가, 북미 생산거점 부재 등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넥센타이어는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 현지 생산기지를 보유하지 않고 있어 상승한 운임지수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이와 반대로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북미 지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물류비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넥센타이어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304억원으로, 전년 동기(525억원) 대비 2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넥센타이어의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022년부터 지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에는 3716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023년에는 816억원,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3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FCF 적자는 1040억원에 달해 2023년에 비해 다시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투자가 과도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대규모 투자, 현금흐름 악화 주요 원인
 
업계에서는 넥센타이어의 높은 자본적지출(CAPEX)을 현금흐름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체코공장의 정상화 및 2차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생산능력(CAPA)을 기존 550만본에서 1100만본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CAPA 확대로 CAPEX 규모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초과하며 FCF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넥센타이어는 2022년 2722억원을, 2023년에는 3234억원을, 지난해 1~3분기에는 누적 기준 1581억원을 투자에 지출했다. 
 
이와 함께 운전자본 증가도 현금흐름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넥센타이어의 운전자본은 1조2659억원으로, 2023년 말 9686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매출채권은 2267억원, 재고자산은 965억원 증가했으며, 매입채무는 259억원 줄었다. 
 
일각에서는 넥센타이어의 운전자본 증가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 상황 속에서 매출채권 회수 지연과 재고자산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럽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효율적인 생산과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운전자본 부담을 가중시켰다. 매출채권 회수 기간의 증가 역시 자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현금흐름 악화는 넥센타이어의 재무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2611억원으로, 2021년 4869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하며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총차입금은 2023년 말 1조769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조8489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족한 투자 자금을 차입으로 충당하며 재무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넥센타이어의 가장 큰 부담은 유럽법인(체코공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1조1100억원의 채무보증이 유럽법인에 지원됐지만,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302.8%)과 자본잠식률(24.23%)에 놓여 있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의 해외 생산기지 사례와 비교하면 넥센타이어 유럽(체코) 생산기지의 정상화는 늦은 편으로 보고 있다. 체코공장 가동률 개선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회복하기 위한 선결 과제라는 게 업계 안팎의 목소리다. 또 북미 시장으로의 물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기지 구축 또는 전략적 협력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럽1공장은 100% 가동 중이며 2공장 같은 경우 지난해부터 가동률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말까지 가동률을 10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유럽 공장과 관련해 고정비 등의 부담이 크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류비 부담의 경우 해운사와 장기계약을 통해 전체적인 회사 손익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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