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알파녹스(043100)(전 솔고바이오메디칼)의 경영 정상화 작업이 한창이다.
MDS테크(086960)가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고, 무상감자로 인해 정지됐던 주권매매 거래도 재개됐다. 다만,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을 결정한 만큼 기업 지속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진=알파녹스 홈페이지)
MDS테크 새 주인으로 맞이…자본잠식 해소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파녹스는 지난 9월30일 주권매매거래 정지가 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알파녹스는 자본잠식으로 인해 무상감자를 실행했고, 이에 자본 감소로 인해 주권매매 거래가 정지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알파녹스는 지난해 자본금까지 까먹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당시 자본총계(190억원)가 자본금(332억원)을 하회했고, 이에 자본잠식률은 42.82%에 달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 사유 및 퇴출 요건에 해당하는 '최근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 50% 이상'에 적용될 위험에 노출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 알파녹스가 MDS테크의 품에 안기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 3월 알파녹스의 대표이사가 김일 전 대표에서 김재욱 MDS테크 사내이사로 변경된 바 있다. 이후 지난 6월25일 MDS테크가 알파녹스의 경영정상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지분 15.05%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김재욱 대표가 이사회에 합류한 시점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제11회차와 제12회차 CB에 대해 6억5000만원(전환가액 500원×1300만주)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통상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 부채로 분류되던 CB가 자본으로 유입된다.
상반기에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실행했지만, 알파녹스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알파녹스는 MDS테크를 대상으로 총 6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지난 6월25일 납입을 마쳤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말 알파녹스의 자본총계(236억원)는 자본금(399억원)보다 작아졌고, 이에 자본잠식률은 여전히 40.83%에 머물렀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MDS테크는 곧바로 알파녹스의 자본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무상감자는 감자 비율만큼 주식 수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작은 자본 잠식 기업이 회계상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알파녹스는 지난 9월10일 무상감자를 완료했다. 감자비율은 90%로, 주식 수는 기존 7975만9208주에서 797만5920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에서 단순 계산하면 자본잠식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상감자로 인해 줄어든 자본금은 감자차익(자본잉여금)으로 분류돼 자본총계에는 변화가 없다. 이에 자본금 40억원, 자본총계 236억원으로 전환됐을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유증으로 투자금 회수하나…기업 지속성 입증도 '과제'
MDS테크는 알파녹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경영정상화 행보를 이어나갔다. 지난 9월12일 알파녹스는 약 285억원 규모의 주주우선공모증자를 결정했다. 발행가액은 1978원으로, 총 1440만주가 오는 12월24일에 상장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달갑지 않은 시선이다. 알파녹스의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메디칼 및 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와 채무 상환이다. 알파녹스가 채무 상환을 1순위로 설정했는데, 이 중 70억원이 MDS테크의 자회사인 MDS인텔리전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제14회차 전환사채 상환에 사용한다. 결국 주주들에게 손 벌려 MDS테크의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외부 자금 조달 대신 주주들을 통해 최대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신뢰를 저해할 우려가 크다"라며 "이런 구조가 반복될 경우, 회사가 진정으로 주주 가치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파녹스는 실적 개선 등 기업 지속성을 입증하며 주가 부양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00년 코스닥 시장에 등장한 알파녹스는 수년간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60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지난해 141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29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직전연도 동기(31억원)와 유사한 적자 규모가 나타났다.
실적 개선을 이뤄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 사유 및 퇴출 요건에 해당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경우가 최근 3년간 2회 이상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다.
알파녹스는 지난해 급격히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법차손(214억원)이 자본총계(190억원)의 112.74%에 달했다.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자본총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3년간 2회라는 조건에 이미 한번 적용됐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알파녹스는 본업 강화와 함께 사업 다각화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에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인터넷 콘텐츠 제작, 유통 및 판매업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개발, 자문 및 서비스업 △임베디드 시스템의 제조, 판매, 대여 및 유지 보수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동시에 △의료기관의 설치 및 운영 △헬스클럽, 수영장, 볼링장 등 각종 스포츠 경기장 설치 및 운영사업 등 16개 항목은 삭제했다.
MDS테크 관계자는 알파녹스의 수익성 개선 방향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현재 확정된 사항이 없어 정보를 공개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라며 말을 아꼈으며, 알파녹스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