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충당금 적립으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됐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기업금융(IB) 부문을 지속 확대해왔다. 하지만 2022년부터 시작된 고금리와 그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불황이 올해까지도 하이투자증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하이투자증권)
1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6억원, 6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증시 회복으로 투자중개 사업부문과 자산관리 부문이 비교적 양호한 수익을 기록했지만 IB부문 충당금 적립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1분기 하이투자증권은 투자중개 부문에서 206억원, 자산관리 부문에선 3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부동산금융이 중심인 IB부문이 182억원 적자로 전환되면서 분기 실적에서 손실이 불가피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지난 1분기 하이투자증권은 총 39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부동산금융 자산 관련 리스크 관리 차원이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채무보증을 비롯한 우발부채 잔액은 총 1조361억원으로 전액 신용공여성 채무보증으로 이뤄졌다. 자기자본 대비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부담은 78.0%로 대부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건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분기 하이투자증권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46.3%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한 2022년 7.7% 대비 6배 가량 증가했다. 사업성 저하로 본PF전환이 어려운 브릿지론 잔액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올 하반기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PF 신규 사업성 평가 기준이 도입되면 관련해 추가 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자본적정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하이투자증권의 순자본비율과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각각 425.9%, 234.2%를 기록했고 총위험액은 4400억원 내외로 2022년 말 약 480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이어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145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유동성도 양호한 편이다. 1분기 기준 3개월 유동성 비율은 127.0%을 기록해 100%를 상회했고 조정 유동성비율은 112.2%로 유지됐다. 유동성 갭은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우발부채 규모를 고려해도 원활한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윤소성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재 금리 여건과 부동산 PF 시장을 고려할 때 실적 회복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다만 현재 부동산금융에 다소 편중되어 있는 수익구조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비용관리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