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고물가 상황 속에서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 상반기
이마트(139480) 잠정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상회했다. 일반 매장 대비 저렴한 가격대의 대용량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로 소비가 몰리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하면서다. 이 가운데 최근 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합병이 완료되면서 향후 시너지 효과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마트 측은 물류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대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트레이더스 월계점 농산 매장. (사진=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실적 견인하며 시장 전망치 상회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6월 누계 매출액(잠정치)은 7조3541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7조3689억원) 대비 0.2% 하락하는 데 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2분기 이마트 연결 기준 컨센서스로 제시했던 매출액 7조3141억원 대비 소폭 높은 수치다.
특히 트레이더스 사업 부문이 전년 동기(1조6195억원) 대비 7.95% 성장한 1조7482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을 방어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매출액이 2022년 동기(1조6383억원) 대비 1.15% 소폭 감소했던 것과 비교된다.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도 2022년 3조3867억원에서 지난해 3조3727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레이더스 매출이 상승한 데에는 최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창고형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창고형 매장은 일반 마트 대비 상대적으로 대용량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외식 소비 지수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지수는 79.28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분기 대비 현 분기의 경기 체감도를 나타내는 지수로서, 지난해 동기 대비 외식 소비가 20.72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다만 매장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할인점과 전문점 매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노브랜드 등으로 대표되는 전문점 매출은 같은기간 5491억원에서 5044억원으로 8.14%, 할인점은 5조8782억원에서 5조7894억원으로 1.51% 감소하면서 총 매출액은 8조489억원에서 8조420억원으로 줄었다. 전문점은 이마트의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SSG푸드마켓이 백화점 부문으로 넘어가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할인점 부문은 천안 펜타포트점과 상봉점이 폐점된 가운데 일부 매장 리뉴얼, 광명점과 이수점 등이 이마트에브리데이로 전환되면서 영업이 축소된 데 영향을 받았다.
영업이익은 현재 잠정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에프앤가이드는 영업손실이 38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마트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 하는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다만 실적 턴어라운드(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며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보수적 의견을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통합 이마트 출범 첫 달…할인점 사업 개선될까
이 가운데 이마트가 이달 들어 에브리데이와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할인점 부문 매출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총매출액에서 할인점 매출이 71.99%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이달 1일 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합병을 완료하며 '통합 이마트' 법인을 출범하고, 통합 매입과 물류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해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매입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가 경쟁력을 높인 만큼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도 상품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 점포를 교차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통합 마케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두 회사가 보유하던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한 통합 물류를 통해 운영 효율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슷한 지역 내에 있는 물류 센터는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뒀다. 물류효율화 작업을 거친 후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유통가에서도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원가 경쟁력 확대를 통한 고객 혜택을 체감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으로 소비가 집중되면서 오프라인 등 마트 매출 현황이 좋지 않았던 상태"라며 "합병을 통해 물류 효율화를 이뤄내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물류통합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보다는 중단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