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h수협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이 답보상태다. 대주주인 수협중앙회가 2000억원의 실탄을 지원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핵심인 비은행 자회사 인수·합병(M&A)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강신숙 행장 취임 당시 공적자금의 족쇄를 풀면서 보인 자신감과는 거리가 멀다.
수협은행 (사진=수협은행)
실적 양호, M&A 준비는 차곡차곡
26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지난 1분기 세전 당기순이익은 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76억원으로 전년 2048억원 대비 328억원 증가했다. 증가율만 16%다. 2020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전년 대비 올랐다. 2022년 1.45%에서 1.57%로 0.12%p 상승했다. 이처럼 수익성을 증가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여신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총자산 내 여신비율이 높은 만큼, 지난해에도 총 여신 증대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수협은행의 여신 총액은 44조7195억원으로 전년 41조5302억원 대비 3조1893억원 확대됐다. 특히 가계대출보다는 기업 대출에서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수협은행의 기업대출은 26조3664억원으로 전년 223조9179억원 대비 2조4485억원 증가했다. 이자수익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2조5758억원으로 55.7% 늘어났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끌어올린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수협은행의 CET1은 11.46%다. 2019년 10.61%에 불과하던 수협은행의 CET1은 5년 새 0.85%p 상승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 비율로, 은행권 자본여력의 지표로 쓰인다. 인수합병 여력이 늘어났다는 의미기도 하다. 게다가 수협중앙회로부터 2000억원의 유상증자까지 받아놨다.
비은행 자회사 인수 언제쯤?
하지만 수협은행의 M&A 소식은 아직이다. 내부에서도 반응이 갈렸던 웰컴 계열사 인수도 없던 일이 됐다. 지난해 말 수협은행은 웰컴캐피탈 등 웰컴그룹 계열사 인수로 M&A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퍼블릭 딜이 아님에도 진행 상황이 알려졌지만 결국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수협은행이 금융지주로 전화하려면 M&A가 필수다. 자산도 충분하다. JB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지주임에도 수협은행과 총자산 차가 크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수협은행 총자산은 56조2362억원, JB금융지주는 63조4039억원이다.
하지만 순이익은 JB금융이 두 배가량 더 많다. 같은 기간 수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376억원, JB금융은 5860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자회사 영향이 크다. 국내 시장에서의 이자수익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비은행 자회사를 둘 경우 규모 대비 수익은 물론 부가 지출 부담도 덜 수 있다. 수협은행은 어민지원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은행으로, 수협중앙회에 명칭사용료를 내야한다. 명칭사용료는 수협중앙회가 수산물 판매와 유통 활성화를 위해 회원과 조합원 교육 등에 쓰인다. 당해 명칭사용료 규모는 영업수익의 2.5% 범위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총회에서 정하는 부과율을 곱해 산출한다. 최근 이사회에서 결의한 올해 명칭사용료는 446억원이다. 대주주 배당금 800억원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 늘어난다.
수협과 비슷한 성격을 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7783억원에 달했다. 5대 은행에 이름을 올린 지도 오래다. 농협은행은 증권사와 캐피탈사를 설립하면서 지난 2012년 3월 NH농협금융지주를 출범시켰다. 농협은행 이외에도 캐피탈사와 증권사를 비롯해 보험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 등 8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출범 직전인 지난 2011년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971억원으으로 전년 대비 309억원 증가추이를 보였으며 명목순이자마진(NIM)은 2.23%로 성장한 바있다. 가치 상승을 고려하지 않고도 당시 농협은행은 수협보다 수익성이 양호했다.
비은행 자회사를 둘 경우 규모 대비 수익은 물론 부가 지출 부담도 덜 수 있다. 수협은행은 어민지원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은행으로, 수협중앙회에 명칭사용료를 내야한다. 명칭사용료는 수협중앙회가 수산물 판매와 유통 활성화를 위해 회원과 조합원 교육 등에 쓰인다. 당해 명칭사용료 규모는 영업수익의 2.5% 범위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총회에서 정하는 부과율을 곱해 산출한다. 최근 이사회에서 결의한 올해 명칭사용료는 446억원이다. 대주주 배당금 800억원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 늘어난다.
그럼에도 수협은행은 M&A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금융업권 전반으로 건전성이 악화되는 데다 금융당국에서 캐피탈사 등 금융사를 우선적으로 살피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부동산시장 침체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대출 등 여신을 늘린 수협은행은 여신 건전성이 악화돼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추진동력도 문제다. 금융지주 전환을 밀어붙이는 강 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연임이 불발될 경우 동력을 잃을 수 있다. 그렇다고 연내 비은행 자회사 인수가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A추진실이 매물을 검토하고 있으며, 건전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