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외 13개 경쟁당국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완료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실적 단순 합산시 매출 16조 '거대 FSC' 변모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재무·신용도 부담 크지 않아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유럽연합(EU)와 일본 등 국내외 13개 경쟁당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이 이뤄짐에 따라 합병 이후 실적 방향성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항공의 보잉787-9 항공기.(사진=대한항공)
합산 결과 양사의 자산총계는 41조3024억원에 달하고, 부채는 30조9041억원이다. 대한항공(187.6%)과 아시아나항공(2121.5%)의 부채비율 합산시 297.2%로 나타났다.
최근 EU·일본에서 두 기업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이 이뤄지면서 미국을 제외한 경쟁당국의 승인이 모두 완료됐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신용평가업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시에도 신용도와 재무건전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인수에 따른 자금부담(잔여 인수대금 8000억원)과 통합 과정에서 수반된 제반 비용을 감내할 충분한 재무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통합 이후 합산 재무지표도 팬데믹 이전 대한항공의 재무제표보다 상당폭 개선된 수치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기 이전부터 자본 확충에 나선 바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리스크 대비를 위해서였다. 지난 2020년 1조1000억원, 2021년 3조3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기내식 사업부(9906억원), 송현동 부지(5579억원) 등도 매각했다.
이 결과 지난해 9월 기준 대한항공의 순차입금은 약 4조7000억원 수준으로 2019년 12월 대비 약 10조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금유동성 역시 5조6000억원에 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항공업 업황 침체를 감내할 만한 재무완충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리오프닝 효과로 여객사업 실적이 회복 중이고, 화물사업에서도 여전히 양호한 실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4조344억원 중 국제여객(8조5352억원)과 화물(4조297억원)사업 매출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특히 전년 3조8896억원에 그쳤던 국제여객사업 매출은 2배 이상 뛰었다.
이지웅 실장은 “펜트업(pent-up) 여행 수요를 기반으로 국제여객 수요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화물시장의 수급 여건상 운송단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이 부문 이익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이후 실적 방향성과 중장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도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2023~2025년 항공기 도입을 위해 연 1~2조원대의 CAPAX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1·2위 대형항공사(FSC)의 통합으로 시장지위가 공고화되고, 항공기재 및 네트워크의 효율화가 기대되고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