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지방금융지주의가 핀테크 업계와의 협업으로 미래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성상 지방에 몰려있는 여수신 등을 전국구로 확대하기 한 목적이다. 특히
JB금융지주(175330)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DGB금융지주(139130)도 핀테크 기업 인수와 국외 기업 협업 등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3대 지방금융지주 중
BNK금융지주(138930)는 타 지주 대비 핀테크 협업 진행 상황이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이다.
BNK금융지주, (사진= BNK금융지주)
핀테크 업계 손잡는 지방 금융
지방금융지주들의 영업망 확장을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인터넷 은행의 설립과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디지털화로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짐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JB금융은 핀다에 이어 핀테크 회사와의 파트너십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JB금융과 손을 잡은 핀테크 회사는 해외 송금 플랫폼 한패스로 소액 해외 송금 전문 핀테크 회사다. JB금융과 자회사인 전북은행, J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씩 총 15%의 한패스 지분을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지난 7월에도 JB금융은 금융비교플랫폼 핀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핀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지분 15%를 취득해 2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했다. 실질적 성과도 보였다. JB금융의 전북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햇살론뱅크를 핀다를 통해 공급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핀다를 통해 전체 20%에 달하는 규모의 햇살론을 공급했다. 1금융권의 햇살론뱅크 금액 중 94.5%를 전북은행이 공급해 결과적으로 은행권 전체의 물량 중 20%가 핀다를 통해 실행됐다.
DGB금융은 지난 2019년 캄보디아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는 한편 지난 2021년 플랫폼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사인 뉴지스탁을 인수했다. 당시 뉴지스탁의 주식 74.03%를 취득했으며 자회사로 품은 후 편입 당해 말 유상증자를 통해 77.74%까지 소유 지분을 확대했다. 주요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핵심전략인 준 인터넷전문은행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양 지방금융지주가 적극적인 협업과 인수합병을 통해 핀테크 업계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있으나 BNK금융은 비교적 잠잠한 모양새다. BNK금융은 지난 10월부터 스토리지 비(Storage B) 프로그램을 통해 핀테크 기업과 스타트업 지원에 나서는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눈에 띄는 협업 실적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19년 핀테크 랩을 설립하는 등 행보 상 장기적 관점으로는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현재까지는 가시적인 협업이나 인수합병 계획은 없다고 알려졌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 금융권에 걸쳐 비대면 금융 수요가 높아졌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점 방문이 적어지는 추세를 반영해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핀테크 사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서비스를 확장해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성장 한계 가시화로 디지털 비중 높여
JB금융과 DGB금융이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지방금융으로서의 성장 한계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중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다 여수신도 각 지역에 편중돼 있어 시중은행 대비 성장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지점수가 각 지역에 편중돼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 금융 필요성의 대두로 각 지점도 감소추세다. 3분기 기준 JB금융의 주요 자회사인 전북은행의 경우 총 87개 지점 중 17개 지점, 광주은행은 129개 지점 중 20개 지점이 역외 지역에 위치해있다. 각각 지난 2020년 23개와 29개 지점이 역외지역에서 영업 중이었으나 모두 감소했다. DGB금융의 대구은행도 같은 기간 역외에서 1개 지점이 줄어들어 3분기 기준 18개의 지점이 운영 중이다. 다만 BNK금융은 전체 점포 수는 줄였으나 부산은행의 경우 2020년 대비 1개 지점을 증가시켜 14개 지점이 역외지역에서 영업 중이며, 경남은행도 같은 기간 역외지역에서는 12개의 지점 수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기준 JB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4934억원으로 이 중 3747억원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차지하고 있으며, DGB금융은 4247억원 중 대구은행의 당기순익이 3479억원, BNK금융의 당기순익 6570억원 중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순이익 6247억원에 달했다. 공교롭게도 JB금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0.1%, DGB금융은 같은 기간 7.7%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BNK금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9.7%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다만 3사의 디지털 관련 실적은 증가했다. JB금융의 전북은행이 햇살론을 핀다를 통해 공급하는 등의 전략으로 대출 실행액 비중도 변화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전북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44.5%의 비중으로 대출을 실행했으나 올해 3분기 전북지역의 비중은 줄고 타지 대출 실행 비중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3분기 전북은행이 수도권 등지에 내어준 대출은 전체의 46.8% 비중이다. 대구은행의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모바일 앱 전체 고객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4.2% 증가해 176만명으로 늘었다. 비대면 원화 대출금도 지난해 3분기 1조748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7337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예수금도 2조2698억원에서 4조6304억원으로 2배 이상 규모를 키웠다. BNK금융도 지난해 3분기 전체 신용대출 중 비대면 실행 비중은 72.3%에서 74.9%로 증가했으며 예적금도 각각 47.3%, 62.5%에서 59.7%, 64.6%로 올랐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