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신한지주(055550)의 대손비용률이 연초 목표치 이상으로 상승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쳤다지만 타 지주에 비해서도 유난히 폭이 크다. 수익성과 직결돼 금융지주 순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신한지주는 연간 목표치를 조정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신한지주)
타 지주에 비해 대손비용률 '훌쩍'
누적이 아닌 분기별 대손비용률은 증가 폭이 더 크다. 지난 1분기 신한지주의 대손비용률은 0.41%에 그쳤으나, 2분기에는 0.59%로 0.18%p 올랐다. 대손비용률은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총여신 평균 잔액으로 나눠 산출하며, 대손비용률이 높을수록 부실 채권 비율이 높고 대손충당금 전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증가 폭이 클 뿐만 아니라 연초 대손비용률 예상도 빗나갔다. 신한지주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대손비용률 전망치를 0.4% 초중반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개월 만에 0.5%를 훌쩍 넘기면서 대손비용을 대폭 줄여야하는 입장에 처했다. 내부적으로는 연간 0.4% 중후반이 목표다. 상반기 누적 대손비용률인 0.5%에서 안정적으로 목표치를 맞추려면 0.05%p는 떨어져야 한다.
신한지주 총여신이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신한지주가 쌓을 수 있는 대손충당금은 약 8800억원에서 1조600억원이다. 목표 대손 비용률인 0.45%에서 0.49%를 맞추려면, 상반기 대비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아야 한다. 만약 2분기 경상대손비용 증가율 대로 대손비용이 확대된다면 연말 대손비용률은 0.5% 이하로 내려올 수 없다.
금융지주가 연간 목표 대손비용률을 정하고 건전성을 관리하는 이유는 대손비용이 금융지주의 순위를 가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에서 대손비용을 제한 뒤 당기순익이 결정된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등 영업이익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대손비용이 대규모로 발생하면 최종 실적은 감소하게 된다.
대손비용은 수익성 지표와도 직결돼있다. 대손비용률이 상승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하락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대손비용이 불어날수록 당기순이익은 줄어든다. ROE가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 규모인 만큼 산식에서 분자인 당기순익이 줄어들면 ROE도 하락하게 된다. 신한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중 보통주 ROE도 포함시켰다. 2027년 이후에도 1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가 대손비용이 비율 상승에 영향
신한지주의 대손비용률이 빠르게 오른 이유는 건전성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계획 영향이다. 2분기 신한지주 대손비용은 총 6286억원으로, 이 중 경상대손비용이 5483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1444억원 증가했는데, 특히 추가대손비용 증가율이 눈에 띈다. 총 79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4.2% 증가했다.
2분기 대손비용을 가장 크게 늘린 계열사는 신한은행이다. 올 1분기 1090억원에 불과했던 대손비용은 2분기 238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 관련 충당금은 같은 기간 644억원에서 1931억원으로 확대됐다. 신한카드가 2560억원에서 2540억원으로 되레 줄어든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게다가 기타 자회사에서 발생한 대손비용도 710억원에서 136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했음에도, 잔액은 되레 줄었다. 2분기 기준 신한지주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4조35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20억원 줄어들었다. 통상적으로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충당금을 환입하는 경우 대손충당금이 줄어든다. 신한지주의 경우 상각이 대손충당금 감소에 영향을 줬다.
실제로 신한지주의 상·매각 규모는 대폭 늘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올 2분기 상·매각 규모는 8446억원에 달한다. 전분기 5529억원 대비 3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2분기 개인대출에서 499억원, 기업대출에서 1331억원 실행됐다. 특히 기업대출 부문 상각은 1분기 210억원에서 급격히 확대됐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진행된 상·매각 덕분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하락했다. 그룹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로 전분기 0.81%대비 소폭 하락했다. 은행 연체율도 개선됐다. 0.34%에서 0.32%로 하락했으며 카드 연체율도 같은 기간 1.61%에서 1.5%로 떨어졌다.
상·매각 규모 대비 고정이하 여신 감소 규모는 작다. 요주의로 분류됐던 여신이 지속적으로 고정이하 등급으로 전이되고 있기때문이다. 1분기 대비 회수의문여신 680억원, 추정손실여신 440억원이 줄어들었으나, 고정여신은 810억원 증가했다. 계열사 별로 보면 신한은행에서 680억원 늘렸으나,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에서 고정이하여신을 줄였다. 다만 고정이하여신 감소폭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 하락 폭이 커 부실채권(NPL) 커버리지비율은 하락했다. 2분기 신한지주의 NPL커버리지비율은 126.93%로, 전분기 128.76% 대비 1.83%p 하락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분기 대비 대손비용이 증가했으나,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